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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까지 준다고?' 적금 '최고'금리에 숨은 함정

  • 2021.12.16(목) 12:15

기본금리 1%,…우대조건 못 채우면 '속빈 강정'
페이 서비스 등 의무가입…납입한도도 '쥐꼬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에 몰렸던 유동성이 은행으로 향할 조짐이다. 특히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하자 예‧적금 상품의 이자수익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본이율은 낮고 우대금리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가입자들마다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우대금리를 높이기 위한 요건이 까다롭고, 가입 한도금액도 적다는 점에서 기대한 만큼 이자수익을 만들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무리해서 우대금리 조건에 맞추기보다는 금융 스타일에 맞는 우대금리 요건을 갖춘 적금 상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적금 최고금리 6%?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인상한 후 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물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은행도 수신금리를 이전보다 0.4%포인트가량 높였다.

이로 인해 적금 상품 신규 가입자들은 최고금리 연 2.5~6%에 달하는 이자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는 1% 초반 수준이다. 기본금리만으로는 목돈을 만드는 용도로 쓰는 적금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상품의 기대수익을 높이는 것은 우대금리다. 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들의 금융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까닭이다. 최근에는 페이(Pay)나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객들을 늘리기 위한 적금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기적금은 이율이 고정돼 있는 상품이라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보고 선조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금 상품에 기본금리만 적용할 수도 있지만 은행 입장에선 더 많은 고객들의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가입자들은 금리 혜택을 받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까다로운 우대금리…활용법은?

하지만 금융 소비자들이 조건을 채우기가 까다로워 실제 우대금리를 통한 이자수익 증대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한다 해도 금리가 높은 상품들은 가입 기간과 금액 등에 한도가 정해져 있어 목돈을 만드는 용도로도 쓸모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시중 은행들의 주력 적금상품(군인‧청년 등 특정계층 상품 제외) 중 제시되는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우리은행 '우리페이 적금'이다. 이 상품은 최고금리가 6%, 이 중 우대금리가 최대 5%이다.

이 상품은 △우리페이 서비스 결제계좌를 우리은행 입출식 계좌로 지정하고 만기 해지까지 유지(0.5%포인트) △거래실적 인정기간 동안 우리은행 입출식 계좌로 급여이체 실적 충족한 월 10개월 이상(0.5%포인트)여야 우대금리 1%포인트가 붙는다. 

이에 더해 △적금 신규일로부터 3개월 이내 우리페이 계좌결제서비스 사용금액 30만원 이상(2%포인트) △적금 신규일로부터 최종만기일까지 우리페이 계좌결제서비스 사용금액 200만원 이상(2%포인트) 등이 있어야 최고 금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 상품의 가입기간은 1년, 월 납입금액은 최대 20만원 한도다. 소비자가 기대할 수 있는 세후 이자는 많아야 6만5988원(일반과세 기준)뿐이다.

하나은행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도 우대금리(특별금리 포함) 2.3%가 적용된다. 계약기간 절반 이상 본인명의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입금실적(0.9%포인트)이 있어야 하고, 온라인 재예치(0.1%포인트)를 해야한다. 특히 △가입시점 만 35세 이하 신규 입사자 확인 △급여하나 우대금리 충족 △만기 2개월전 말 기준 6개월 이상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하나카드 결제 월 30만원 이상을 충족해야 1.3%포인트의 특별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도 우대금리가 최고 3%인데,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상품이라 조건이 만만찮다. 첫 적금과 첫 급여, 신한카드 이용과 이벤트 등에 참여해야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이 만 19~34세 청년들을 위해 만든 상품인 'NH1934 적금'도 급여실적과 계좌실적, 이체실적은 물론 농업계고 혹은 청년농부사관학고 졸업자가 관련 증명서(졸업증명서‧수료증 등)를 제출(2%, 1회 한정)하는 등의 조건을 갖춰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우대금리 항목이 까다로운 탓에, 자신의 금융 활동 패턴에 맞는 상품을 찾는 게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카드제휴 상품이나 신규 주거래 이용 고객 상품들의 우대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면서도 "우대금리를 채우려 금융 활동 방식을 바꾸는 것보다 자신이 쓰는 방식에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을 찾는 게 재테크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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