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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청약 금지 'D-9'…크래프톤 막차 탈까

  • 2021.06.11(금) 10:42

[하반기 IPO 백서②]
20일부터 중복청약 금지
IPO 시장 영향은 제한적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공모주에 대한 '중복청약' 금지다.

전체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미들의 '공모주 열풍'은 한 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복청약 금지에 앞서 막차를 탈 기업이 과연 누가 될 지도 관심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금융당국은 올 초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 확대를 위해 균등 배정 제도를 도입했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한 공모물량 절반을 최소 청약 기준을 넘긴 청약자들이 똑같이 나눠 갖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러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해 청약을 신청하거나 가족 명의의 계좌를 동원해 더 큰 수익을 얻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더 많은 투자자의 공모주 참여 기회 확대'라는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그러자 금융당국은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시행령은 5월20일 공포 즉시 시행하지만 중복청약 금지 규정은 1개월 후부터 시행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공모주 청약 시 여러 증권사에서 균등 배정 물량을 받을 수 있는 중복청약이 금지된다. 

중복청약 금지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한다. 따라서 오는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중복청약 '막차'를 탈 수 있다.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공모주에 청약할 때는 가장 먼저 접수한 청약 건만 인정받게 된다.

하반기 상장 예정인 주요 기업들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날짜를 보면 △크래프톤 4월8일 △카카오뱅크 4월15일 △카카오페이 4월26일 △현대중공업 5월6일 등이다. 일반적으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 영업일 기준으로 45일, 약 2개월이 지난 뒤 결과가 나온다. 

45영업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크래프톤은 6월15일에 심사가 끝난다. 5일 내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반면 4월15일 이후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현대중공업 등은 중복청약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 경우 투자자는 한 곳의 증권사에서만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다. 

만약 크래프톤이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가 된다. 크래프톤 청약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는 상장 주관사 중 국내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은 증권사별로 확보 물량이 달라 각사 물량을 확인해야 한다. 카카오페이는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현대중공업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KB증권·하나금융투자가 주관사로 참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그리고 대신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다. 카카오뱅크는 KB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주관사로 참여한다.

증권가에서는 중복청약 금지가 IPO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청약이 금지되면서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경쟁 과열 현상은 약화되겠지만 IPO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복청약 금지 같은 제도보다 시장 상황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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