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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몸집 육박' 토스, 극복해야 할 3대 과제는?

  • 2022.02.20(일) 09:40

누적가입자 2100만명…종속사 8개로 폭풍 성장세
KB증권 '매출둔화·규제·재무안정성' 3대 리스크 제시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금융 플랫폼이라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업고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불려가는 토스가 첫 손에 꼽힌다.

경쟁사인 카카오페이가 경영진의 '먹튀 논란'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주춤하고 있는 터라 토스의 승승장구는 더 돋보인다.

토스는 이런 기세를 몰아 상반기내로 지금까지 투자받은 누적 외부 자금에 맞먹는 1조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 가치가 최대 20조원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비상장시장에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가파른 성장세를 달리는 기업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우려도 뒤따른다.

금융과 증권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 성공과 더불어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벗어날 수 없는 정부 규제, 성장에 따른 재무 안정성 리스크 등을 극복해야 이른바 국가대표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그래픽=비즈니스워치

누적 가입자 2100만명…종속회사만 8개로 성장

KB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유망 비상장 기업 리서치의 일환으로 최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를 분석하는 26페이지짜리의 보고서를 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5년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출시하면서다. 현재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시장 점유율만 44.6%에 달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 조회 서비스와 뱅킹 서비스, 인증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금융 서비스 전반으로 사업을 키웠다. 무엇보다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는 '원-앱(One-App)' 시스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여겨진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의 토스 누적 가입자는 2100만명이 넘는다. 간편송금과 결제 서비스, 제휴사 등으로부터 거두는 수수료 수익 등을 통한 매출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2020년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157.6%로,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약 3900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률도 2016년 -663%에서 2020년 -19%로 대폭 좋아졌다. 2020년 3월에는 첫 분기 영업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성장세에 탄력이 붙으면서 사업을 다각화해 지난해 2월 토스증권에 이어 10월에는 토스뱅크를 출범시키며 증권업과 금융업에 잇달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울러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로 잘 알려진 VCNC도 인수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종속 회사는 토스증권과 토스페이먼츠(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문 인수), 토스뱅크, VCNC 등 8개로 늘어났다.

/사진=토스 제공

KB증권 "매출둔화·규제·재무안정성"은 잠재 리스크

명실공히 '금융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면서 지난해 8조원의 기업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던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프리IPO를 통해 그 가치를 두 배 이상 높일 전망이다.

현재 투자은행(IB)업계에서 거론되는 토스의 기업 가치 20조원은 불과 4년 전 시리즈 D 투자 유치 당시 기업 가치 1조3000억과 비교하면 15배를 웃돈다. 

하지만 회사를 둘러싼 잠재적 리스크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KB증권이 이번 보고서에서 지목한 토스의 리스크 요인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매출 성장 둔화 리스크다. 플랫폼 기업의 경우 성숙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매출 성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기업 가치 결정의 최대 요소다. 토스는 간편송금 수수료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상품 중개와 토스증권, 토스은행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증권은 "예상보다 금융기업들과의 제휴 확대가 제한적이거나 금융 자회사·관계사들이 실적 개선 속도가 부진하면 추가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특히 자본조달이 필요한 금융 자회사들의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규제 리스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핀테크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작년 9월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중개행위로 보고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국은 또 전자금융거래법, 망 분리 규제 등도 논의 중이다. 기존 금융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업 확대가 자유로웠던 핀테크 기업들은 당국의 규제에 따라 사업 확장성과 유연성을 제한받을 소지가 있다.

KB증권은 "다만 토스는 주 수익원인 대출 서비스에 대한 인허가를 취득한 상태인데다 보험 서비스의 경우 법인보호대리점(GA)인 토스인슈어런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어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과 비교하면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것은 재무 안정성 관련 리스크다. 2020년 말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현금성 자산은 481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각각 265억원, 2060억원 수준이다. 대부분의 투자·영업활동을 대규모 조달 자금을 토대로 진행하는 터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변수는 추가적인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다. 아울러 신규 사업을 출시할 때마다 광고 영업활동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도 재무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현재와 같은 흐름의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 보유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거나 추가적인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신규 차입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 부진에 따라 전사 성장성이 둔화될 경우 자금을 유치해온 투자자들로부터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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