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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대출시장 안착…중·저신용자도 잡았다

  • 2022.03.04(금) 06:10

영업 개시 두달 만에 신용대출 1.4조 취급
중·저신용자 대출비중도 20% 상회 분석
'금융수퍼앱 전략' 통했다…일평균 이용자 수 '쑥'

토스뱅크가 올해 영업을 재개한 두달동안 1조4131억원의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취급액이 줄어든 틈을 노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특히 새로 유입된 고객 중 30%가량을 중·저신용자로 채우는데 성공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목표치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이와 동시에 토스뱅크의 모태인 '토스'안에 뱅킹앱을 탑재하는 '원 앱' 전략 역시 성공한 모양새다. 일평균 방문 고객수가 주요 은행들에 비해 많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토스 사용자가 뱅킹앱을 사용하는 선순환구조가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

다른 은행들 쉬는 사이 토스뱅크 날았다

4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토스뱅크가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조94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가 12월까지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이 5315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개월만에 1조4131억원이라는 대출을 취급한 셈이다.

특히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 도입, 가계부채총량관리 등의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가 대출시장에서 선전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709조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대출상환대비 신규대출 취급이 중단되면서 이들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1조7522억원 줄었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이 줄어든 만큼 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이 늘었다는 점은 그만큼 토스뱅크가 대출 시장에 안착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단순 대출량만 늘린것이 아니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상당수준 유지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토스뱅크측은 신규취급 대출 차주 중 31.75%가 중·저신용자였으며 이들은 평균 232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잔액 기준으로는 약 20%가량이 중·저신용자 대출로 취급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들에게 가계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지난해 목표치였던 20%는 채우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잔액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6.6%, 카카오뱅크는 17%가량으로 집계된 바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이미 5년전 출범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의 모수가 되는 전체 가계신용대출 잔액이 토스뱅크에 비해 크다는 점에서 비중을 따지는 것이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영업 개시 이후 중 ·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두 은행에 비해 수월할 것이란 평가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단순 취급자가 많은 것 뿐만 아니라 금리 역시 7.7%로 저축은행 평균금리 13.3%에 비해 5.6%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집행됐다"며 "아울러 토스뱅크를 통해 대출을 받은 중·저신용자 4명중 1명은 고신용자로 상향되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토스뱅크의 신용 대출이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고객의 실질 소득을 분석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수퍼앱 전략 '통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전부터 새로운 모바일 뱅킹 앱을 출시하는 것이 아닌 기존 간편송금 앱인 토스 안에 뱅킹을 탑재하는 이른바 '금융 수퍼앱'전략을 펼쳐왔다.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금융 플랫폼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전략은 출범 초기부터 나타나는 모습이다. 은행의 대출 창구 역할을 하는 '내 한도 관리 서비스'는 지난 1월과 2월 사이 36만343명이 이용했다. 일 평균 기준으로는 2만7157명으로 이는 시중은행 뱅킹앱내 대출메뉴 이용자 수 평균인 784명의 34배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 여력이 높은 토스뱅크를 찾는 고객이 많았던 것이 당연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출범 초기부터 내세웠던 '원 앱'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뱅킹서비스를 이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토스뱅크 관계자 역시 "이용 고객 증가는 원앱의 편리함과 폭넓은 중·저신용자 포용이 주된 요인으로 내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역 넓히는 토스뱅크, 성장세 주목

개인 신용대출시장은 주요 시중은행들은 문턱을 대폭 높혔고 경쟁자인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취급을 중단한 만큼 토스뱅크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영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안된 토스뱅크는 가계부채총량관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대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제로에서 시작하는 셈이기 때문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전략을 펼치기 위한 환경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가계신용대출이 최대 포트폴리오지만 다른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과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여지도 남아있어 대출자산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토스뱅크는 가계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가 엄격하게 집행되는 만큼 개인사업자를 먼저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운 모습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비대면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중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제휴를 통해 '온택트특례보증' 상품 등도 내놓으며 개인사업자 대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토스뱅크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모기업인 토스의 주가는 10만4000원 수준이다. 이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기업공개)를 앞둔 케이뱅크의 주가는 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전날 4만86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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