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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투자는 계절이다…다만 지금은 한겨울일 뿐"

  • 2022.07.13(수) 07:50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인터뷰
"국내 증시, 대외 상황에 더욱 민감"
"시장 정상화 과정 기회 있을 것"

주식시장 상황이 최근 그 어느 때보다 가물다. 상승보다는 하락 마감이 익숙해지고 있고 기계적 반등이 일어나도 하락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무기력함은 어느새 시장 전체로 스며들었다.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자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투자에 대한 회의감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증권사에서 20년 가까이 자산운용과 시장 분석 업무를 맡아 온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비즈니스워치와 만난 자리에서 현 장세를 두고 "심리적으로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연속되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예측도 어렵다고 한다. 이 팀장은 다만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세상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견해다. 주식시장은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역사의 장인 만큼 시장 상황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팀장에게 최근 장세에 대한 의견 및 향후 전망과 개인투자자들에게 추천할만한 투자전략을 물어봤다.

/사진=메리츠증권 제공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충격이 큰데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에는 단일 변수로 금리가 인상됐다면 지금은 복합 변수로 얽혀 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아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는 변수, 공급망 훼손까지 맞물린 인플레이션 상승이기 때문에 일단 속도 면에서 굉장히 빠르다. 보통 이런 경로는 예상이 돼야 하는데 수시로 바뀌고 있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미국 물가 상승률 고점이 3%, 상단은 상반기였다면 지금 고점은 그보다 3배 이상, 시기는 1년 지연됐다. 예측이 어려운 게 더 큰 문제다. 

-다른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상황이 더 부진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좋게 말하면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다양한 나라다. 다른 나라에 1~2개 정도의 주력 산업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제조업에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올해는 특히 단순히 인플레이션 우려뿐 아니라 경기 침체 이슈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어 더 그렇다.

-수급 공백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우리나라는 예전처럼 신흥국 내에서 고성장하는 국가는 아니다. 오히려 선진국에 가까운 위치에 와 있다. 그래서 신흥국 내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외국인은 과거처럼 한국 시장 전체를 사는 것보다는 선별적으로 접근할 듯하다. 

기본적으로 신흥국의 자금 유입을 제한하고 있는 요소는 달러화 강세다. 그래서 달러화 약세가 의미 있게 진행돼야 한다. 이런 와중에 경기 둔화 우려도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기에 민감한 나라다. 달러가 약세인 상황에서 경기가 회복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외국인 수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의미 있는 유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잘 하고 있는 산업의 매력도가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소위 말하는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산업의 리더십이 확인되고 관련 시장의 업황이 개선돼야 외국인 매수세가 유의미하게 들어오지 않겠나 생각한다.

국내 기관의 경우 당장에 큰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어차피 국민연금은 불입하는 구조다. 들어온 만큼 사기는 한다. 전체적인 기조가 해외 비중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급락하지 않는 이상 의미 있는 유입을 당분간 기대할 순 없을 듯하다.

/사진=메리츠증권 제공

-분산투자가 중요한 시기인데 포트폴리오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자산배분은 안 통하는 시장이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안 좋았던 시기는 최근에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찾으려면 1970~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금은 굉장히 생소한 시기라고 보면 된다. 과거처럼 전통적인 자산 내 배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오히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콘셉트로 대비하는 게 맞다.

안전자산은 채권만이 아니라 일종의 달러가 될 수도 있다. 즉, 현금성 자산을 일정 부분 가져가고 나머지를 위험자산 안에서 배분하는 전략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투자 회의론이 번지는데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시장이 안 좋을 때 반복되는 현상일 수 있다. 과거에도 어른들이 "주식하지 말아라. 인생 망한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했다. 심리상 그만큼 투자를 길게 끌고 가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이번에 걱정되는 부분은 마치 이제 다시 주식은 안 될 것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는 여러 국면이 반복적으로 찾아오고 그에 따른 사이클(주기)이 있다. 이 가운데 심리적으로 극복하기 쉽지 않은 구간도 분명 있다. 심정적으로 회의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구분해야 할 점은 우리가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을 구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시장의 경우 투자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선택과 가치 판단의 영역이다. 그쪽 시장에서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을 모든 투자 자체가 안 됐다고 에둘러 말하기는 어렵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나 주식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시기는 반복적으로 찾아온다. 지금은 좋지 않은 시기라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 같은 시기 유효한 투자전략은 존재하나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다보니 투자전략이 엇나가고 있다. 해외 헤지펀드들의 전통적인 주식 롱숏 전략 등도 안 먹힐 정도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

하지만 시기가 워낙에 이례적으로 그리고 복합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지금은 꼬인 실타래가 언제 쯤 풀리는지 타이밍을 잡아보는 전략이 유리할 것 같다. 그래야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떤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기보다는 현재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왜곡이 돼 있는 만큼 정상화되는 시점을 기다리는 게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제공

-연준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충격 강도는

기준금리가 3%가 되든 4% 되든 그게 민감한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 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정책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신뢰를 유지시켜주는 게 지금은 더 중요한 이슈다.

지금 와서 경기 둔화 때문에 금리를 내린다면 오히려 시장에 더 큰 파장이 있을 수 있다. 아마도 경기 여건을 고려해서 결과적으로 움직이겠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강경한 의지를 보여주는 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 이후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두 번째 단계라고 본다.

-요즘 고민이 많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같은 업계에서 시장을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은 매우 힘든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투자라는 것은 항상 미래 지향적이고, 시장은 결국 회복 또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나가기 때문에 지금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정도로 봐야할 것 같다. 쉽게 말하면 세상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대신 냉정하게 시장을 볼 필요는 있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논리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은 아니다. 

착실히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거나 재무적 또는 성장성이 탄탄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더 빨리 주가가 회복되리라고 생각한다. 결국 성장성 증명이 관건이다. 성장하는 기업의 주가는 결국 회복한다. 투기적으로 들어갔거나 트레이딩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를 믿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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