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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현대모비스 사업구조 개편 이번엔 어떤 그림?

  • 2022.08.17(수) 07:00

[공시줍줍 PICK] 8월 17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공시
현대모비스 사업구조 개편 검토 & 수두룩한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 행진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사업구조 개편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현대모비스 이야기를 담아봤어요.

아울러 지난 16일은 12월 결산법인들의 상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반기 경과 후 45일 이내)이었는데요. 그동안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발표하고요. 특히 외부감사인이 반기보고서 검토의견에 '의견거절'을 제시하는 사례도 많아요. 이 내용도 다뤄볼게요.

현대모비스 사업구조 개편 어떤 그림?

현대모비스는 사업 분할 및 모듈·부품 자회사 신설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와 관련,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 재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어요.

2021년 매출액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사업 분야는 모듈 및 부품 제조사업이 79.8%, A/S용 부품사업이 20.2%를 차지하는데요. 다만 영업이익률은 모듈·부품이 0.5%(작년 4분기 기준)에 불과하고 A/S 사업부가 21.2%로 높아요. 사실상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A/S 사업부가 벌어들이는 구조.

현대모비스가 아직 구체적인 사업구조 개편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일부에서는 매출 비중이 높고 이익률은 낮은 모듈 및 부품사업을 분할, 신설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어요.

현대모비스가 사업구조 개편 검토 사실을 알리자, 시장에서는 자연스레 2018년에 발표했던 현대모비스 인적분할 방안이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어요. 우선 이 내용을 먼저 복습해보면요.

당시 현대모비스는 인적분할로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어내고, 이걸 다시 현대글로비스에 합치는 방안(분할합병)을 발표했어요. 

현대모비스가 2018년 발표한 인적분할후 합병 방안

하지만 시장에서는 "왜 멀쩡한 현대모비스의 사업부, 그것도 당시 매출 40%, 영업이익 50% 이상을 차지하던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어내서 글로비스에 주느냐"는 반발이 나왔는데요. 물론 인적분할 후 합병 방식이어서 모비스 주주들이 글로비스(합병회사)의 주식을 받지만 '왜 이익 잘 내는 사업부를 쪼개서 글로비스에 주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죠.

특히 예나 지금이나 현대모비스에서 A/S 사업부는 성장 사업은 아니지만 내수 기반으로 탄탄한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이죠. 또한 당시 현대모비스 주주에는 국민연금(9.8%)과 외국계 주주(47%)가 존재했고, 외국계 주주 가운데는 삼성물산 합병 반대했던 엘리엇도 있었고요.

아울러 현대모비스가 발표한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인 동시에 주식매수청구권도 주어지는 내용. 결국 기관투자자 표심에 영향을 주는 국내외 의결권자문기관들도 분할합병에 반대해야 한다고 권고했었죠.

결정적으로 당시 모비스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낮아지는 현상(=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을 높이는 상황)까지 나타났어요. 그러자 주주총회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현대차그룹에서 스스로 분할합병 취소했어요. 

이번에는 아직 현대모비스가 사업구조 개편 검토 사실만 알렸고,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2018년과 같은 방식을 꺼내지는 않을 것은 확실해 보여요.

이미 시장에서 '퇴짜' 당한 방안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매우 낮을 뿐더러, 현재 시장에서 거론하는 방안을 보더라도 2018년과 달리 이익률 높은 A/S 부문은 떼어내지 않고 현대모비스에 남겨둔다는 관측이 나와요.

더 나아가 이번만큼은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 짓는 것이 섣부르다는 분석도 있어요.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는 현재 일부 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듈·부품 공장에서 생산 전문 협력사들과 도급 계약을 맺고 사내 하청 형태로 생산을 진행해 왔는데, 이것이 불법 파견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지속되면서 이번에 생산구조를 자회사 고용 형태로 변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즉, 기존 모듈·부품 사업의 대부분 기능은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생산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기존 협력사 생산 직원들에 대한 경력 채용을 진행한다는 것이죠.

다만 현대모비스는 아무리 사소한 움직임이더라도 언제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배경에는 현대차그룹 지분구조가 아래의 그림처럼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 

①모비스→ 16.53% 현대차→ 33.88% 기아→ 17.33% 모비스        
                                    
②현대제철→ 5.81% 모비스→ 16.53% 현대차→ 6.87% 현대제철   
                                   
③현대제철→ 5.81% 모비스→ 16.53% 현대차→ 33.88% 기아→ 17.27% 현대제철
                                   
④글로비스→ 0.69% 모비스→ 16.53% 현대차→ 4.88% 글로비스

물론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이 당장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할 의무는 없어요. 작년 말부터 시행중인 개정 공정거래법은 대기업들에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해당 사항 없기 때문.

개정 공정거래법은 새롭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대기업에만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하도록 하는 조건이어서 법 시행 전부터 대기업으로 지정되어 있는 현대차는 법적 의무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지금의 순환출자 구조 유지한다는 건, 2세 경영자 정의선 회장이 다른 대기업 총수처럼 지주회사 울타리안에서 확고한 지분을 가진 채 경영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수두룩한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 행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비케이탑스가 외부회계법인(성현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을 공시했어요.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는 공신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감사인 역할을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1년 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받아요. 이것이 바로 감사보고서죠.

6개월치 재무제표인 반기보고서 역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아요. 다만 이때는 '감사'가 아닌 '검토'라는 용어를 사용해요. 그래서 공시 제목에 '반기검토의견'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이죠.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검토한 감사인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4가지 종류의 검토의견 중 선택하는데요. 

적정의견은 회계기준 위반없이 내용이 제대로 적혀있다는 뜻이에요. (단, 회계기준에 맞게 작성했다는 의미일 뿐, 재무 건전성이 좋거나 투자하기 적정하다는 의견은 아니라는 점 주의!)

한정의견은 일부분에 문제가 있지만, 회계기준을 크게 위반하거나 재무제표 전체를 해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 적정의견과 한정의견을 받은 기업은 큰 문제 없이 넘어가요. 

문제는 부적정과 의견거절을 받은 경우! 부적정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 잘못되었을 때 표명하는 의견. 의견거절은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감사의견을 아예 낼 수 없을 때 내는 의견인데요. 부적정은 실제 자주 쓰이지는 않고 대체로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비케이탑스처럼 의견거절을 받아요.

반기검토보고서는 '감사'가 아닌 '검토'보고서여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곧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문제는 이후 제출하는 감사보고서에서도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는 점. 

하지만 비케이탑스는 이미 2021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현재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황. 즉 이번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참고해야 해요. 비케이탑스는 2022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내년 4월 초까지 개선기간이 주어져 있어요.

한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쎌마테라퓨틱스, 선도전기, 하이트론씨스템즈, 쌍용자동차도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점 참고하세요.

또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에서는 지티지웰니스, 제이웨이, 비보존헬스케어, 유네코, 코원플레이, 휴센텍, 유테크, 시스웍, 휴먼엔, 세종텔레콤, 코스온, 매직마이크로, 한송네오텍, 스마트솔루션즈, 뉴로스, 피에이치씨, 명성티엔에스, 멜파스, 지나인제약, 좋은사람들, 레드로버, 엘아이에스, 소리바다, 아이티엑스에이아이(ITX-AI), UCI, 베스파, 디에스앤엘, 한국코퍼레이션, 연이비앤티, 인트로메딕, 엔지스테크널러지 등 수많은 기업이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시했어요. 

이 많은 기업 중에는 비케이탑스처럼 이미 작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결정 전 단계인 개선기간를 거치고 있는 곳도 있지만, 그동안 적정의견이었다가 처음으로 의견거절을 받은 곳도 있어요. 오히려 이런 기업일수록 투자심리에 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겠죠. 따라서 해당 회사의 관련 공시를 잘 살펴봐야 해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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