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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오직 신탁계약으로 자사주 24% 매집한 대한제강

  • 2022.08.23(화) 07:00

[공시줍줍 PICK] 8월 23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공시
대한제강 자사주 매집&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본입찰 참여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증권사와의 신탁계약을 통해 총발행주식의 24%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집한 대한제강, 2차전지용 소재(동박)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하는 롯데케미칼 이야기 두 가지를 짧고 굵게(?) 준비해봤어요.

신탁계약만으로 자사주 24% 매집한 대한제강 


국내 철근 생산능력 3위 대한제강이 증권사를 통한 신탁계약 방식으로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어요. 

대한제강은 22일 삼성증권과 체결한 3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기간 만료로 해지한다고 공시했는데요. 회사가 신탁계약을 해지하면, 증권사는 계약기간 내 사들인 주식을 회사로 반환하는데, 대한제강은 이번 신탁계약 해지로 자사주 144만6176주(총발행주식의 5.8%)를 돌려받아요.

대한제강은 지난 7월에도 삼성증권과 체결한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기간 만료로 해지했고, 당시에도 계약 해지로 자사주 156만340주(총발행주식의 6.1%)를 돌려받았어요. 

눈에 띄는 점은 두 번의 신탁계약 모두 계약기간이 6개월로 짧다는 것과 계약금액에 해당하는 자사주 수량을 모두 사들인 후 회사 계좌로 돌려받았다는 점. 

자사주 신탁계약은 회사가 직접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과 달리 목표 수량을 반드시 사들이지 않아도 되는데요. 하지만 대한제강은 목표 수량만큼 모두 사들이게 한 후 돌려받음으로써 사실상 단기간에 증권사 창구를 빌려 자사주를 집중적으로 매집해온 셈이죠.

대한제강이 이러한 방식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연례행사에 가까울 정도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그 결과 현재 대한제강이 보유한 자사주 총량은 607만9741주로 이는 총발행주식의 24.7%에 달해요.

대한제강은 최대주주 오치훈 사장(23.2%)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5.4%인 상황에서 자사주(24.7%)까지 쓸어 담으면서 총발행주식의 70%를 웃도는 주식이 유통물량에서 빠져있는 상황이고요.

이렇게 자사주를 매집하는 동안 단 한 번의 자사주 소각이나 처분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향후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받는 상황이죠. 
 
최대주주 오치훈 사장은 창업주 기준 3세 경영자로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다가 2020년 9월부터는 대한제강에선 사장 직함만 유지하고, 계열사 와이케이스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요. 
 
최대주주 측 지분 45.4% 가운데 오 사장 본인 지분(23.2%)을 제외한 나머지는 친인척 지분이고, 친인척 지분 중에는 올해 4월 작고한 부친 고(故) 오완수 회장의 지분(8.44%)도 포함되어 있어 조만간 지분 상속 관련 내용도 나올 것으로 보여요.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대한제강이 확보한 24.7%에 달하는 자사주는 시중 유통물량을 줄여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높이는 교과서적인 역할과 함께 유사시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뒷받침해주는 기능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한편 국내 철근 생산능력 3위인 대한제강의 사업 부문은 고철(철스크랩)을 원재료로 빌릿(각목 모양의 쇳덩어리)을 생산하는 제강, 빌릿을 원재료로 철근을 생산하는 압연으로 이뤄져 있고요. 매출의 80%가 건설자재용 철근 판매에서 나오기 때문에 건설 경기,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동박'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 노리는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22일 일진머티리얼즈 본입찰 참여 관련 조회공시에서 "본입찰 단계에 참여했다"고 밝혔어요. 

국내 2위 동박(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구리막)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매각 주간사(씨티글로벌마켓증권)를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데요. 지난주 본입찰에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다수 투자자가 참여했고,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8월 말~9월 초에 최종 인수후보자(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해요. 

롯데그룹은 최근 전통적인 유통·식음료 중심에서 벗어나 바이오, 2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데요. 2차전지 소재와 관련해선 화학·금속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이 나서고 있어요. 

이 중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 중인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 4대 구성요소(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가운데 분리막용 소재(폴리에틸렌)와 전해액용 소재(유기용매)를 생산 중이거나 조만간 생산할 예정이고, 최근 계열사 롯데알미늄과 함께 미국에 양극박(양극재를 감싸주는 알루미늄막) 생산 공장도 짓기로 했어요.

이러한 행보에 이어 음극재에 쓰이는 동박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다면,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 4대 구성요소에 모두 참여하는 셈이죠.

한편 매각을 추진 중인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기업 중에서는 SK넥실리스(SKC 손자회사)에 이은 2위, 세계시장에서는 4~5위권의 '동박'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동박 사업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지속해서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야만 하는 사업이기도 해요. 따라서 설비투자와 관련한 부담을 느끼고 최대주주가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관측이 많아요.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는 일진그룹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이사회 의장인데요.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허 의장이 보유한 53.3%이고, 이 지분의 시세는 1조7200억원. 총발행주식의 50%가 넘는 지분 이전 거래여서 경영권 프리미엄 반영 시 시가총액(3조2000억원) 수준의 매각 가격에서 형성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어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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