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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증권사발 '부동산PF' 불씨 차단 다시 나선다

  • 2023.05.24(수) 12:00

부실자산 조기상각 유도 및 ABCP매입프로그램 연장
부동산PF 관련 증권사 NCR위험값 산정 전면 재검토

지난해 말 강원도 레고랜드 사건(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으로 자본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부동산PF에 자금을 보증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언제든지 증권사발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는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증권사 발 부동산PF 불안요인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4일 부동산PF 관련 증권사 발 불안요인 차단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강원도 레고랜드 사건으로 부동산PF 관련 단기자금시장은 경색을 맞았다. 부동산PF 관련 기업어음(CP) 금리가 급상승했고 특히 증권사가 보증해오던 20조원이 넘는 부동산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차환이 어려워진 바 있다. 

기존 채권을 새로운 채권으로 갚는 차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증권사들도 보증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PF로 인해 증권업계 전반의 유동성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이유다.

금융당국은 현재 부동산PF관련 우려는 다소 완화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현재는 단기자금시장 상황이 점차 안정을 찾고 있고, 증권사들도 부동산PF 관련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불안요인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상 관련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증권사들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4조5000억원, 연체율은 10.38%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신용공여(대출뿐 아니라 지급보증 등 포괄개념)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20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단기자금시장이 다소 나아졌지만 아직 남아있을 수 있는 부동산PF 관련 불씨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한국증권금융과 산업은행을 통해 RP-CP(환매조건부채권-기업어음)을 매입했고 증권업계와 공동으로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보증 ABCP매입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추가로 크게 5가지의 부동산PF 불안요인 차단 방안을 내놨다. 

먼저 증권사가 보증한 단기 ABCP를 해당 부동산 사업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을 유도해 만기가 불일치 하는 문제를 해소할 예정이다. 

현재 대부분 부동산 사업장의 만기는 1~3년인데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통상 1~3개월 마다 지속적으로 차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필연적으로 만기가 불일치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이는 단기금융시장을 굳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 금융당국은 부실채권에 대한 신속한 대손상각 추진을 유도한다. 증권사들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적립해 놓은 충당금을 활용해 추정손실(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돈)로 분류한 자산을 금감원에 빠른 시일 내에 상각 신청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운영하고 있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보증 PF-ABCP매입 프로그램도 내년 2월까지 연장해 운영한다. 원래는 5월 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은 PF-ABCP프로그램이 시장안정에 크게 기여하는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운영기간을 늘릴 방침이다. 

ABCP 차환에 실패하는 경우 증권사가 보증이행을 위해 ABCP를 직접 매입한 후 장기간 보유하면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순자본비율(NCR)의 위험값을 32%로 적용하고 있다. 원래는 일시보유하는 경우에만 32%를 적용하고 장기보유하면 위험값 100%를 적용하지만 증권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NCR 위험값 적용을 완화한 것이다. 

이런 조치는 애초 6월말까지 한시 시행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연장해 운영할 예정이다. 

다만 NCR위험값 완화조치와는 별개로 증권사들의 실질적인 위험 감내 능력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향후 부동산PF 관련 NCR위험값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중소형 증권사의 실질 위험감내능력과 업무범위 차이, PF사업장 특징·변제순위 등 개별 세부 리스크를 감안하는 등 NCR 위험값 적용방식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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