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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미국증시 속 엔비디아는 '한줄기 빛'

  • 2023.05.27(토) 08:00

[서학개미 브리핑]
부채한도 협상 놓고 백악관·공화당 '진통'
엔비디아, AI 열풍 업고 실적·주가 '폭풍질주'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데드라인(6월 1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서도 난항을 겪으면서 서학개미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지부진한 협상 소식에 지난 2011년 국가 신용등급 강등의 악몽도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런 우울한 상황 속에서 기술주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엔비디아는 희망으로 부상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더불어 실적을 가파른 속도로 개선하면서 반도체주는 물론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런 기세를 몰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아마존에 이은 다섯번째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을 넘보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미국 부채한도 협상 막판까지 '안갯속'

불과 일주일 전 미국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싸고 'No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기정사실화했던 시장의 전망은 다시 '글쎄'로 바뀌었다. '지출 삭감' 이슈를 놓고 백악관과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대립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가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내달 초 연방정부의 현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지출 조정 등을 통해 현금 고갈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잇달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모습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지난주 미국에 대해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며 향후 하향 조정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폴트 예상일인 6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다음 주에도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여부가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열풍 탄' 엔비디아, 시총 1조 돌파 '초읽기'

이쯤 되면 증시 분위기가 한껏 가라앉을 듯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구세주가 나타났다. 대표 기술주 중 한 곳인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뒤 급등세를 연출하며 기술주의 동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액은 71억9000만달러로 시장에서 예측한 65억200만달러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1.09달러로 예상치인 0.92달러보다 훨씬 좋았다. 

챗GPT를 위시한 생성형 AI가 대세로 부각하면서 AI용 반도체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집중적인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다. 2분기 성장세는 더 가파라질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1분기 실적과 더불어 내놓은 2분기 매출 전망치는 110억달러로, 시장 추정치를 무려 50% 웃돈다.

AMD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는 물론 MS와 알파벳 등 다른 기술주 주가까지 부양한 엔비디아는 꿈의 '시총 1조클럽'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애플과 MS, 알파벳, 아마존 등 명실공히 대표 빅테크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대해 "역대급 실적 전망으로 AI 수요 급증을 확인하면서 하반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며 "이외에도 채널 재고를 마무리한 점과 게임 부문 회복세, 자동차 부문의 고성장세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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