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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엠, 2세 보직해임까지 했는데...얼라인·VIP운용 연합할까

  • 2025.09.17(수) 07:30

솔루엠 세번째 주주서한...전성호 대표, 두 아들 보직해임
시장신뢰 확보 목적...내부통제 강화 등 후속조치도 발표
ESL 성장 보고 솔루엠 매수한 VIP운용 전략 선회 관측
2대주주 올라선 얼라인과 연합 주목...회사측 로펌 자문
얼라인·VIP합산 지분 15%..7% 보유한 국민연금도 주목

자산총액 1조원대 코스피 상장사이자 전자식 가격표시기(ESL) 사업으로 주목 받는 솔루엠이 올해 하반기에만 3번째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최대주주인 전성호 대표이사의 두 아들에 대한 승계, 회사 사업 분할 의혹,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특수관계자 거래, 지인채용 등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주주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잠재우기 위해 다시 한번 소통에 나선 것이다.

다만 주주 및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두 아들의 보직해임만으론 그동안 있었던 논란을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사 2·4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이 손을 잡고 솔루엠에 대한 주주행동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본래 행동주의 목적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었던 VIP자산운용이 최근 회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투자전략 변경을 고심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 9월초 공시를 통해 전격 등장한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보가 VIP자산운용과의 연합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두 달 간 주주서한만 3번..."내부통제 강화"

지난 12일 솔루엠은 자사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세 번째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솔루엠은 지난 7월 말부터 승계, 분할, RCPS발행, 특수관계자 거래, 지인채용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분할계획이 없었다는 내용과 특수관계자 거래에 대한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으로 두 차례 주주서한을 보낸 바 있다. 

세 번째 주주서한은 더 많은 내용이 담겼다. 기존 서한보다 더 구체적으로 특수관계인 거래를 정리하고 내부거래위원회 신설을 통해 내부통제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사업부문 재편, 주요 임원의 역할 변경과 함께 최대주주 전성호 대표의 두 아들에 대한 보직을 해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솔루엠은 주주서한에서 "이번 일은 저희에게 깊은 반성과 함께 뼈아픈 교훈이 되었다"며 "이를 계기로 더욱 투명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층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역할 담당했던 2세 보직해임

지난 7월 말 ESL사업 분할 및 승계 논란이 나왔을 때만 해도 전성호 대표의 두 아들은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장남 전동욱 솔루엠 상무는 경영전략팀장인 동시에 자회사로 덩치를 키워온 솔루엠헬스케어 사내이사를 맡았다. 차남 전세욱 솔루엠 상무는 핵심사업분야인 ESL Solution Biz 사업부장을 담당했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당시 솔루엠이 사업을 분할하면 지주회사와 헬스케어는 장남 전동욱 상무가 맡고, 분할하는 ESL사업은 차남 전세욱 상무가 총괄할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중심에 있었던 두 아들에 대해 전성호 대표가 보직해임을 결정한 건 시장 신뢰를 다시 구축하기 위한 나름의 결단인 셈이다.

솔루엠은 "경영승계 관련 루머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향후 노이즈를 방지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직해임만 했을 뿐이지 회의 참석 등 경영일선에는 이전과 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종목토론방 등에서 두 아들에 대한 보직해임만으론 솔루엠을 정상화할 수 없다며 회사의 세 번째 서한에도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솔루엠 지분구조

ESL보고 들어온 VIP..행동주의 선회?
 
소수주주들의 움직임 역시 중요한 대목이지만 현 상황에서 솔루엠이 가장 긴장하는 부분은 2·4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운용 VIP운용이다. 얼라인은 지난 4일 솔루엠 지분내역을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4.99%의 지분만 보유하며 공시의무를 피했던 이 펀드는 지난달 28일 솔루엠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 8.04%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얼라인이 지분보유현황을 공개하면서 기존 3대 주주로 불렸던 VIP운용(지분율 6.96%)은 4대 주주로 내려왔다. VIP운용은 본래 솔루엠의 ESL사업의 성장을 보고 이 회사 지분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솔루엠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전성호 대표와 VIP운용 김민국 대표가 서로 친분이 있고 전 대표가 솔루엠의 ESL사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VIP운용이 솔루엠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즉 VIP운용은 애초에 행동주의를 위해 솔루엠 지분을 매수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7월부터 솔루엠을 둘러싸고 승계, 분할, RCPS발행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자 VIP운용이 솔루엠에 대한 투자전략 변경을 고심 중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IP운용이 행동주의를 할 생각이 없었지만 최근 연이은 논란으로 솔루엠에 대한 전략을 바꾼 것으로 안다"며 "얼라인이 솔루엠 지분을 매입한 것도 VIP와의 행동주의 연합을 염두에 두고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펀드의 지분율을 합하면 15%다. 이는 전성호 대표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16.44%)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두 펀드가 행동주의 연합을 한다면 현 경영진에 적지않은 위협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솔루엠 지분 7.09%를 보유한 3대 주주 국민연금 역시 솔루엠에 대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소수주주연대가 낸 자기주식 소각 권한 추가, 보유한 자사주 전량 소각 등의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간 권한 분배 등을 고려하여 반대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소수주주보단 회사 측 입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해왔지만 3월 주총 이후 솔루엠이 대내외적으로 각종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따라서 지분을 7% 이상 보유한 국민연금이 향후 수탁자 책임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결집한 소수주주 지분율 8.8%까지 더하면 총 지분율은 30.89%(얼라인&VIP&국민연금 포함)에 달한다. 

얼라인·VIP, 행동주의 연합 나올까

솔루엠처럼 한 회사에 두 개의 행동주의성향 펀드가 주주로 포진한 사례는 드물다. 앞서 지난 2024년 씨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안다자산운용,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 5곳이 행동주의 연합을 결성해 삼성물산에 정식으로 주주제안을 한 사례가 있지만 행동주의 연합 자체가 흔한 경우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펀드와 대상 기업은 1:1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트러스톤자산운용-BYC, 얼라인파트너스-SM엔터테인먼트, 안다자산운용-KT&G, 차파트너스-남양유업, 트러스톤자산운용-태광산업 등이 그 사례다. 

만약 두 펀드가 서로 연합해 솔루엠에 대한 주주행동에 나선다면 이 역시 이례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솔루엠 측은 최근 승계·분할 논란 이후 김앤장법률사무소 등 대형로펌의 자문을 받으며 대응 전략을 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솔루엠 관계자는 "아직 얼라인파트너스의 움직임이 없고 회사가 행동주의 관련해서 법무법인 자문을 받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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