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역대 최고실적을 낸 증권업계가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한 모험자본 공급에 사활을 걸었다.
정부가 지난 연말부터 자기자본 8조원과 4조원 규모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종합투자계좌(IMA)사업자 지정 및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추가하면서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대표들도 신년사를 통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모험자본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포부를 강조했다."모험자본·생산적 금융 확대"
특히 지난해 11월 IMA사업자로 지정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그리고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공격적인 모험자본 공급을 선언하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활용해 혁신 기업과 성장 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AI, 반도체, 로보틱스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혁신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적극 발굴·지원함으로써 미래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대표도 "IMA를 토대로 증권사의 강점인 기업금융과 혁신 투자를 시행할 것"이라며 "IMA는 우리의 신규 수익원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윤병윤 대표는 "IMA는 단순 사업 확장을 넘어 자본시장 자금을 창의적인 투자로 연결해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인가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모험자본 투자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 대표들도 공격적인 모험자본 공급자 역할을 주문했다.
키움증권 엄주성 대표는 "모험자본 공급, 생산적 금융의 역할은 증권사 본연의 기능"이라며 "혁신기업의 성장을 돕고, 자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이 되어 다시금 자본시장의 토양이 되는 선순환 속에 우리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는 "지난해 4조원 종투사 지정과 발행어음업 인가를 통해 안정적인 자금조달 기반을 확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며 "2026년은 배수지진(背水之陣)의 각오로 생존을 걸어야 하는 해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의 변화로 발행어음 기반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 역시 "올해 우리는 발행어음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도약대에 서 있다"며 "기업에는 성장을 위한 모험자본을 과감하게 공급하고, 투자자에게는 성장의 과실을 투명하게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 자본금 4조원을 넘긴 대신증권은 발행어음업 도전을 시사했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2024년말 3조1000억원대 자기자본을 1년만에 약 1조원 증대시키며 2025년말 별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길 전망"이라며 "이는 우리가 초대형IB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경쟁사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의 역량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독려했다.
"AI활용 격차가 곧 성장 격차 좌우"
증권사 CEO들은 고도화된 AI기술과 이를 활용한 혁신이 증권업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KB증권의 이홍구·강진두 대표는 "AI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확산되며 산업경쟁력을 재현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AI활용 격차가 곧 성장의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AI기반 업무 혁신을 통해 미래 금융에서의 확실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NH투자증권 윤병윤 대표는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서의 AI접목을 강조했다. 윤 사장은 "이제 AI는 일하는 방식부터 의사결정 프로세스까지 사업 모델 전체를 혁신하는 엔진"이라며 "올해는 단순한 도입을 넘어 우리의 모든 프로세스를 AI관점에서 재설계하는 과감한 실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도 "AI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산관리는 한계가 있고, 데이터 분석 없는 투자는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다"며 "전문성에 혁신적 기술을 결합해야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 신뢰 없는 성과는 사상누각"
지난해 굵직한 전산사고와 고객피해가 발생했던 증권업계인만큼 고객과 정보보호에 대한 다짐도 이어졌다.
키움증권 엄주성 대표는 "금융소비자보호와 고객정보보호는 회사의 핵심가치로서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는 "아무리 큰 성과도 고객의 신뢰 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작은 리스크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함, 고객에게 늘 정직하겠다는 원칙만큼은 우리가 절대 넘기지 말아야 할 선"이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으로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전 예방 중심의 소비자 보호체계를 전사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를 위해 AI기반 이상 징후 탐지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 강화 등을 통한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 방안도 내놨다.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는 "내부통제는 의무가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며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개인의 안일한 습관이 우리 모두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