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3주 전만 해도 9000선을 넘기며 천장이 없는듯 치솟던 국내 증시가 이젠 바닥을 모르는 듯 하염없이 내리막을 가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올해 7번째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7000선까지 반납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6회뿐이었던 서킷브레이커는 올 들어서만 벌써 7번째 등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8.95% 하락한 6806.9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 초반 7500선까지 소폭 상승하며 출발했던 코스피는 이후 내리 하락하며 정오를 전후로 7000선을 내줬다. 장 마감 직전엔 6783.43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6800선을 겨우 회복하며 마감했다. 코스피가 6000대로 장을 마친 건 지난 5월 4일 이후 47거래일만이다.
오전 10시 34분에 프로그램매도 호가가 정지되는 매도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하방압력이 계속됐고, 오후 1시 28분에는 올 들어 7번째, 역대 13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지수가 8%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 주식상품과 선물 등 모든 상품(채권 제외)의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개인이 무려 3조8823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1조7047억원, 기관이 2조2193억원을 팔았다.
지난 10일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 예탁증서)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증시 반등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상승 재료가 사라졌고, 2분기 실적전망도 시장 예상보다 낮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와 내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대비 각각 9%, 11% 하향조정했다.
SK하이닉스는 15.37% 하락하며 180만원대까지 내려앉았고, 삼성전자도 덩달아 10.7% 하락했다. 삼성전기는 18.6%, SK스퀘어는 17.6%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5월말 출시 이후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이날도 하루만에 -3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이며 급락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특히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하락폭이 컸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31.46%,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32.2%,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32.25%, KIWOOM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32.34% 등 32% 안팎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30% 넘는 하락을 기록한 것 역시 지난 2일 이후 2번째다. 국내 증시에는 ±30%의 상하한가 제한이 있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상하한가 제한이 ±60%다.
코스닥 역시 4.55%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거래일보다 38.07포인트 하락한 799.36으로 장을 마쳤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8.49% 하락했고, 알테오젠 -2.3%, 에코프로 -2.56%, 주성엔지니어링 -4.9% 등 코스닥 시총 10개 종목 모두 파란불을 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대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보니 반도체가 휘청이면 지수도 휘청거리는 굴레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레버리지발 수급 꼬임 현상도 부차적으로 한몫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ADR상장이 흥행하며 미국 반도체주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었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15%대 하락으로 반도체주 약세를 주도했다"며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의 약세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 변동성은 극심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이어 "이번 주 미국의 금융주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며, 6월 CPI(소비자물가지수), PPI(생산자물가지수)등 주요 매크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며 "이벤트 소화 과정에서 반도체 수급과 위험선호심리의 변화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