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 업체 네오위즈게임즈의 이기원(43) 대표가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대표 자리에 앉은지 1년 8개월이 다 되도록 주식 시세가 선임 당시와 별 반 다를 게 없는 시점이다. 이와 맞물려 관계사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시절 네오위즈게임즈 주식을 현 시세보다 2배 비싼 값에 팔아치워 60억원이 넘는 돈을 거머쥔 것도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에 얽힌 또다른 얘깃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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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네오위즈게임즈에 따르면 이기원 대표는 지난 20~24일 장내에서 자사 주식 9만2167주를 매입했다. 소요자금은 주당 평균 2만1600원인 20억원가량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대표 선임 당시 5만주를 갖고 있다가 8월 말 5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던 이 대표의 보유주식은 19만2167주(지분율 0.9%)로 확대됐다.
이 대표 재임 기간 동안 회사의 주가 흐름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선임 때만 해도 1만9450원(작년 3월 26일 종가)하던 주가는 이후 2만4000원(올해 10월 24일 장중)을 찍었을 뿐 반등다운 반등 없이 사실상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현 시세가 2만950원(24일 종가)으로 1년 8개월 동안 고작 7.7% 올랐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3분기 매출(연결)이 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1% 하락, 작년 1분기(1471억원)이후 꾸준히 역성장했다. 이로인해 올 1~9월 매출도 1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1%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수익성이 좋을리 없다.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에 비해 91.6%나 줄어든 29억원 밖에 안돼 올들어 9월까지 영업이익도 244억원에 머무르며 작년 동기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보다 확실한 책임 경영을 통해 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표가 관계사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로 있던 시절의 행보가 오버랩된다.
명지대학교 재료공학과,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1997년 6월 네오위즈 창업 멤버인 이 대표는 현 나성균 네오위즈 회장의 뒤를 이어 2007년 7월 네오위즈인터넷 대표에 올랐고, 네오위즈벅스와 네오위즈인터넷이 합병한 뒤로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합병법인 현 네오위즈인터넷의 대표를 지냈다.
이 대표는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시절인 2008년 11월만 해도 네오위즈게임즈 주식 10만6932주를 보유했다. 2009년 6월에는 네오위즈게임즈의 100% 무상증자에 따라 7만9000주를 추가로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주식들을 2009년 2월부터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런 네오위즈게임즈 주식 매각은 2012년 2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매각한 주식도 전체 보유주식의 4분의 3에 가까운 13만5932주에 이른다. 대표 선임 당시 이 대표의 네오위즈게임즈 주식이 5만주밖에 남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의 매각 타이밍은 절묘했다. 이 시기는 네오위즈게임즈가 2007년 4월 네오위즈홀딩스(옛 네오위즈)에서 인적분할를 통해 설립된 뒤 그해 7월초 재상장한 이래 4725원(2008년 10월 29일 장중·2009년 06월 100% 무상증자 반영 가격)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최고가 7만5400원(2011년 8월 19일 장중)를 향해 질주하던 시기다.
실제 2011년 8월 처분할 때는 주당 처분가격이 최고가에 근접한 6만6500원에 이르기도 했다. 이 대표가 네오위즈게임즈로 옮기기 전 처분한 13만5932주의 주당 평균 처분가는 4만5300원에 이른다. 반값도 안돼는 이번 취득가격에 비할 바 못된다. 이를 통해 이 대표는 62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