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대화면폰의 등장과 중국 저가폰의 공습으로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이 크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3.7%로 9개월 전인 1월의 점유율(20%)보다 6.3%포인트나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여전히 지키고 있으나 2위를 차지한 레노버(10.7%)와의 격차가 3%포인트에 불과해 추격당하는 형국이다. 레노버 뒤를 이어 애플(9.4%)과 화웨이(8.5%), 쿨패드(7.7%)가 순위권에 올랐다.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샤오미는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전자에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 대화면폰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난해 9월 애플이 화면크기를 키운 아이폰6와 6플러스를 내놓으면서 점유율을 뺏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현지 제조사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저가폰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격은 디자인과 품질을 갈수록 개선하고 있고 여기에 가격 경쟁력 까지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 제품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샤오미의 `미(Mi)3`라는 저가폰은 삼성 `갤럭시S5`와 비슷한 사양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다.
CCID 컨설팅은 샤오미 같은 중국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더 나은 스마트폰 이용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앱들을 지원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가격을 초기에 높게 설정하고 이후에 점차 인하하는 방식을 갖고 있어 초기 구매자들의 불만도 높다고 꼬집었다. 이에 중국 제조사들은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몇달 뒤에 개선된 버전의 폰을 같은 가격으로 내놓는, 삼성전자와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쓰기 때문에 점유율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은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둔화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 중국에선 3억5620만대 스마트폰이 팔렸으나 10월에는 이보다 500만대 줄어든 3억700만대 판매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CCID 컨설팅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중국 판매량은 160만대였으나 11월에는 120만대로 줄어 점유율은 연말로 갈수록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양 자오 CCID 컨설팅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애플과, 중저가 시장에서는 현지 제조사들과 경쟁을 계속 이어가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