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는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근거로 2015년도 우리나라의 베스트 브랜드 상위 50개를 발표했다. 2015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Best Korea Brands)는 총 11개 산업군으로 구분됐다. 이중 ICT 영역이 전체 브랜드 가치의 45.8%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자동차(16.2%), 금융(15.9%) 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 브랜드 파워가 어느 산업군에 힘입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은 개인과 세상을 연결시켜 주는 첫 번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삶의 대부분의 연결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물건 구매빈도는 기존 온·오프라인를 통한 구매빈도보다 월등히 높아졌다. 스마트 쇼핑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금융 영역도 마찬가지다. 독자 사업영역이었던 결제 시장도 금융과 IT를 결합한 핀테크(FinTech) 트렌드에 발맞춰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ICT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5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다음카카오가 신규 진입한 것만 봐도 그렇다. 전체 순위 37위로 신규 진입한 다음카카오는 2014년 합병과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국내 ICT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문지훈 인터브랜드 코리아 대표는 "최근 많은 브랜드들은 급격한 기술발달,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변화, 더욱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맞춰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ICT 최강국인 대한민국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국가다"라고 밝혔다. 또 ICT 브랜드는 단지 모바일 메신저나 포털에 불과했던 서비스를 확장시켜 생활편의를 증대시키는 다양한 서비스를 론칭했고, 이를 통해 삶의 기반이 되는 대표 플랫폼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SK텔레콤, 선두권 유지
2015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선정된 50대 브랜드의 가치총액은 125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117조원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2013년 대비 2014년 브랜드 가치 증가율(6%)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또 이들 50대 브랜드 가치 총액은 해당 브랜드 기업의 시가총액 대비 19.7%(비상장주 제외), 매출액 대비 12.6%에 달할 정도로 비즈니스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5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면서 독보적 존재감을 나타냈다. 다양한 상품전략 및 제품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 역시 치열한 통신 업체 간 경쟁 속에서도 굳건하게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새로운 가능성'에 기반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활동, 지속적인 고객 서비스 혁신 및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 혁신은 SK텔레콤이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적 우위를 만드는 원동력이란 것이 인터브랜드의 분석이다.
◇ 소매·식음료 브랜드 약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신규 진입한 브랜드를 산업별로 분류해 보면 소매(Retail) 영역에서 3개, 식음료(Beverage) 영역에서 1개가 눈길을 끈다.
38위로 랭킹에 신규 진입한 코웨이는 최초로 렌탈 마케팅을 도입했다. 고객 니즈를 즉각적으로 파악해 차별적이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하며, 사업을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 최초의 백화점이라는 상징성에 이어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42위를 기록했다. 고급 식품관과 푸드코트로 강력한 차별점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적 토탈 홈 인테리어 브랜드인 한샘은 44위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샘은 작년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국내 진출에 맞서, 41년간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문부터 운반, 설치, AS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모두 책임지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롯데칠성음료가 45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랭킹에 등장했다. 소비자들의 고급화된 기호에 대응해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하는 등 짧은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음료 시장에서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제품에 반영시켰다는 설명이다.
◇ 서프라이즈 '아모레퍼시픽'
올해 가장 큰 폭으로 가치가 성장한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대비 31%의 브랜드 가치 성장률을 보이면서, 전년보다 3계단 상승한 16위에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비 각각 21%, 40% 이상 성장해 기술력, 유통채널 혁신, 브랜드력 강화, 해외사업 확대 노력의 성과를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전년 대비 30%의 브랜드 가치 성장률을 보였다. 브랜드 순위는 31위로 전년 대비 4계단 상승해, B2B 산업에서의 브랜드 활동 가능성을 보여줬다.
CJ제일제당은 전년 대비 19%의 브랜드 가치 성장률을 보이면서, 브랜드 순위는 27위로 전년비 4계단 뛰어 올랐다. CJ제일제당은 내부적으로 제품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외부적으로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신제품 출시 및 적극적 브랜드 투자로 새로운 메가 브랜드를 육성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