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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삼국지]③`가족`을 대신할 순 없지만

  • 2015.04.07(화) 14:35

시장선점·표준화 `두 마리 토끼`
홈 아닌 개인 중심 서비스 실현

소니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었다. 한때 자신들이 만든 기술이 표준이고, 시장이 따라 온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과거 비디오테이프 생산시절 소니의 베타맥스 방식은 경쟁사인 마쓰시타의 VHS 방식보다 화질이 우수했다. 비디오테이프 크기도 VHS 보다 작았다. 소니는 욕심이 생겼다. 독점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기술이전을 막았다.

 

반면 마쓰시타는 소니에 대항하기 위해 VHS 방식 기술을 공개했고 생태계를 구성했다. 그 결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생산량을 늘린 마쓰시타의 전략이 VHS 방식을 표준으로 만들었다. 소니는 판매가 안되는 베타방식 생산을 2002년 중단해야 했다.

 

스마트홈도 마찬가지다. 시장선점도 중요하지만 자사와 기술을 공유하는 기업들이 많아야 표준화를 이끌 수 있다. 즉 시장선점과 기술표준화를 동시에 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구글, 애플, 삼성, 통신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통분모를 찾고자 노력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더라도 표준 확보에 실패하면 새로운 표준을 반영하기 위해 제품 생산라인을 재정비해야 하고, 재고를 처리하는데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기술표준화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홈 표준화는 방대한 산업영역에 걸친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어 표준 통합에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나의 컨소시엄이 표준화를 장악하기 보다는 다수의 표준을 복수로 지원하는 형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보안 강화해야

 

사이버보안 업체인 프루프포인트(proofpoint)에 따르면 작년 미국 내 스마트 냉장고를 통해 75만건의 악성 메일이 발송됐다. 이 사건 이후 "현재 보안 방식으로는 사물인터넷(IoT)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홈 보안 위협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또 스마트 기기가 증가하면서 침투 경로가 다양해져 해킹에 노출된 사례도 많다.

 

급증할 트래픽도 문제다. 스마트홈 산업이 활성화 될 경우 아이폰 이후 '제2의 트래픽 폭증현상'이 나타날 것은 뻔하다. 스마트홈은 단순시 가정내 기기 조작에만 머무르지 않고 스마트카, 스마트헬스, 스마트그리드 등 집 밖의 모든 사물과도 연결돼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증설이 불가피하며, 추가망 투자비용에 대한 생태계 구성원 공동부담으로 ICT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AT&T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현재 네트워크 기술(3G·4G)로는 스마트홈 구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응답이 나왔고, 노후된 네트워크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소비자 만족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개인화가 대세다

 

현재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는 많지만 정작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대부분 소비자 관점보다는 사업자 관점에서 '시연할 수 있는 기술' 위주로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스마트TV 사례를 들면서, 스마트홈도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 선택에 따라 기술생존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TV의 경우 초기에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TV에 누가 더 많은 기능을 담느냐의 싸움이 전개됐다. TV를 통한 인터넷 브라우징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제공됐고, 애플리케이션 양이 경쟁 우위를 의미했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암묵적으로 얻은 결론은 결국 TV는 TV이고, TV의 속성을 돋보이게 하는 스마트 기능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오토메이션, 엔터테인먼트, 스마트카, 교육, 헬스, 에너지, 보안, 가전에 이르기 까지 전 산업에 걸쳐있는 스마트홈 ICT 환경을 변화시킬 대박 서비스가 한 번에 나오긴 힘들다. 결국 시장을 이끄는 것도, 소비자 니즈를 찾아내는 것도 사업자의 몫이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자의 시선은 홈(Home)이 아니라 개인(Person)에 고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 시대에는 단순 기기 조작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아내가 집에서 저녁식사 준비를 할 때, 냉장고 모니터에 남편이 하루 동안 먹은 음식 종류와 칼로리가 표시되고 그에 맞는 저녁식단을 추천해줄 정도로 스마트홈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또 회사업무 중 쌓인 스트레스 지수를 파악, 귀가후 TV 및 영화 프로그램, 운동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새로운 ICT시대에 대해 "나를 중심으로(Me-Centric) 구체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 비디오 형태에서 감성까지도 포함된 콘텐츠, 수많은 센서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빅데이터를 포함한 확장된 인프라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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