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Bixby)'를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 제품 전반에 탑재하면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진화를 이끌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자사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패권 경쟁을 벌이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인종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전날(20일) 글로벌 뉴스룸 사이트(news.samsung.com/global)에 '빅스비, 휴대폰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 현황과 전략을 소개했다.
▲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연구개발(R&D) 및 소프트웨어·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이 부사장은 "날로 어려워지고 복잡해지는 인터페이스에 대해 삼성전자는 새로운 철학으로 접근하고자 한다"라며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기 위해 인공지능, 그 중에서도 딥러닝(deep learning) 개념을 도입한 것이 빅스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빅스비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진화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대한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라며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삼성전자의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빅스비의 가능성은 끝없이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인 '비브랩스(VIV Labs)'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브랩스는 애플의 ‘시리(Siri)’를 개발한 핵심 인력들이 지난 2012년 창업한 회사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8에 음성인식 인공지능을 최초로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엔 구체적으로 전용 버튼도 달겠다고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사용자가 빅스비를 더욱 편하고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기기 옆면에 빅스비 전용 버튼을 탑재할 예정"이라며 "사용자는 이 버튼을 통해 음성 인터페이스를 즉각 활성화해 각종 기능을 예전보다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스마트폰을 켜서 잠금을 해제하고 전화앱을 실행한 후 연락처에서 원하는 상대를 찾아 선택해 통화 버튼을 눌러야 한다. 하지만 빅스비를 이용하면 버튼을 누르고 음성으로 누군가에게 전화하라고 하면 끝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갤럭시 신제품 발표 일정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라며 "삼성전자는 ‘인간과 기기 간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바꾸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빅스비는 휴대전화와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열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우선 이번 신제품에선 일부 삼성 앱에서 빅스비를 이용할 수 있고 빅스비를 지원하는 앱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타사 앱이나 서비스에서도 빅스비를 적용할 수 있게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할 계획이다. 외부 업체도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 인공지능 플랫폼을 둘러싼 패권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