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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혁신키워드]"Just Try!"…상상을 현실로

  • 2017.07.10(월) 10:49

전기차 테슬라, 자동차 산업 지형 바꿔
엘론 머스크, 한번 꽂히면 끝장 봐야해

바야흐로 혁신의 시대다. 기존의 것과 완전히 다른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거나 차별화 하지 못하면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전방위 산업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이란 말의 무게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앞서가는 글로벌 기업의 혁신 사례를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620억달러(한화 70조원). 나스닥 시장에서의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다.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포드(449억달러)와 제너럴모터스(GM·시총 520억달러)를 가볍게 넘었으며 최근 혼다(506억달러)와 BMW(576억달러)를 따라 잡았다.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 현대차 시가총액(36조원)의 두배 수준이다.


시총 규모로 도요타와 다임러, 폭스바겐 3개 자동차 회사가 테슬라 앞에 버티고 있으나 지금의 분위기라면 조만간 판도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테슬라 주가가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테슬라의 경영 실적 자체는 좋지 않다. 올 1분기 매출은 27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달성하긴 했으나 영업손실 3억3000만달러를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6억7490만달러로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가장 핫(Hot) 하다. 자동차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순수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관련 산업의 판을 흔들었으며 내달 출시할 보급형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에선 테슬라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는 최근 테슬라 목표주가를 464달러로 제시하고 "전기차 분야에서 확실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은 회사 자체보다 '미국 역사상 최고의 천재 사업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초점이 맞춰 있다.


오늘날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가이자 모험가로 평가받는 머스크는 손대는 것마다 그 분야의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2002년에 설립한 테슬라는 장난감 취급을 받던 전기차를 고급차로 변신시켰고, 스페이스 엑스는 민간 우주왕복선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솔라시티란 회사는 파격적 대여료로 미국 주택 지붕을 태양광 패널로 빠르게 바꾸고 있다.


머스크는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에 그칠 일을 엄청난 추진력으로 실현시킨다. 심각한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 지하에 터널을 설치하는 아이디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보링 컴퍼니의 지하 터널 교통 시스템 소개 동영상

 

이는 자동차를 썰매 같은 기기에 태워 땅 속 터널에서 시속 200Km 속도로 끌어 이동시킨다는 구상이다. 얼핏 괜찮은 아이디어처럼 들리나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너무 비현실적인 운송 수단이라는 점에서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구상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다르다. 지난 4월에 이와 관련한 교통 시스템에 대한 소개 동영상을 선보이며 실행에 착수했다. 아울러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란 법인을 설립하고 땅을 효율적으로 파는 기계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 자신의 회사인 스페이스엑스 지하 부지에서 실제로 터널을 뚫고 있다.

 

강력한 추진력은 머스크를 잘 드러내는 수식어다. 테슬라 설립 및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원래 테슬라는 스탠퍼드대 출신의 스트라우벨(테슬라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이 대학 동창들과 태양광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당시 스트라우벨은 리튬 이온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를 만들고 싶어했는데 대부분 투자자들에게 퇴짜를 맞았다.

우선 미국에서 자동차 제조사를 세우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발상이었다. 자동차 산업계에서 성공한 기업은 1925년 설립한 크라이슬러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차를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테슬라 설립자들은 아이디어 외에는 사실상 아무 것도 없었다.

 

더구나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전기차를 만든다는 것도 투자자들이 손사래를 치게 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달랐다. 평소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머스크는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듣고 선뜻 투자에 나섰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 설립자들이 제작하려는 제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공학적 식견이 있었다. 여기에 미국이 석유에 집착하는 현실을 끝내고 싶다는 원대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투자를 받은 테슬라는 거침이 없었다. 2009년 초에 로드스터란 전기 스포츠카로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더 적극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보통 자동차 대기업이 신제품 차량 한종을 디자인해 출시하려면 10억달러 이상을 써야하고 수천명의 인력을 동원해야 한다. 로드스터 이후 후속인 '모델 S'를 내놓을 당시 테슬라는 자원이 턱없이 모자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머스크는 가능한 똑똑한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소수로 구성된 엔지니어팀을 만들어 자원 열세를 극복했다. 머스크가 이들을 다그치면서 하루 2교대로 일을 시키기도 했다. 본인도 일벌레처럼 쉬지 않고 일을 했다.

 

모델 S의 디자인을 결정할 때 머스크는 직접 내부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차 내부에 대형 터치 스크린을 넣길 원했는데 파격적인 일이었다. 

 

이때 테슬라 직원들이 차량에 들어갈 만한 커다란 터치스크린 제조사를 찾아다니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고 보고한 일이 있었다. 이에 머스크는 "자동차에 터치 스크린을 장착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대꾸하며 스크린 업체를 물색하라고 다시 지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17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은 테슬라 전기차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현재 테슬라 모델들은 내부에 터치스크린을 제외하면 그 어떤 조작 버튼도 존재하지 않는다.

 

머스크는 무모한 발상이라도 한번 꽂히면 물불 가리지 않고 추진해 끝장을 보려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자신의 그릇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그냥 시도하라(Just Try), 그것만이 혁신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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