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와이파이(WiFi)를 타사 고객에게 전면 개방한다. KT는 이동통신사 가운데 가장 많은 와이파이 무선접속장치(AP)를 보유한 곳이라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T를 비롯한 통신사들의 와이파이 개방 지점에 트래픽 밀집 지역인 지하철이나 도로 등은 빠져 실제 체감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11일 전국 10만 와이파이 AP 개방을 완료하고 자사 스마트폰 고객에게 와이파이 서비스 기본 제공은 물론 지하철 객실 와이파이 장비 교체 등 서비스 향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방한 곳은 ▲생활편의시설(편의점·백화점·대형마트·버스정류장·지하철역·터미널·주유소 등) ▲관광지(광장·공원), ▲체육문화시설(공연장·극장·서점) 등이다.
▲ KT는 전국 10만개 와이파이 AP를 타사 고객에게 개방했다고 11일 밝혔다. |
이에 따라 K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타사 고객들도 ▲이메일·전화번호·성별·연령대 입력, 약관동의 인증 절차 ▲15초 분량의 광고를 시청하면 와이파이를 1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시간이 지나면 재인증 없이 광고 시청만으로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앞서 KT는 지난 6월 정부 가계통신비 절감 및 공공 와이파이 2.0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10만개 와이파이 AP를 개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내 이통 3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KT의 상용 와이파이 AP는 19만개로 SK텔레콤(14만개), LG유플러스(8만개)보다 많다. KT는 보유한 와이파이 AP 가운데 절반 이상(52.9%)을 이번에 개방한 것이다.
KT에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개방에 나선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말에 전국 8만1000개 와이파이 AP 개방을 완료한 바 있다. 비율로는 62%에 해당한다. LG유플러스 역시 7만6472개로 거의 대부분을 개방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KT의 개방으로 이통 3사 전체 AP(39만6472개) 가운데 25만7472개(65%)가 개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와 달리 KT와 SK텔레콤이 100% 전면 개방을 하지 않는 이유는 AP가 겹치는 지역이 있고, 낡은 AP에는 식별 ID(SSID)와 광고 플랫폼을 추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들이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용자들이 실제로 혜택을 체감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KT가 이번에 개방한 곳 가운데 지하철 역사는 포함됐으나 객차는 빠졌다. 다른 통신사 역시 객차 내에서는 타사 고객에게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하철 역사 내에선 무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에는 일반 통신망으로 전환해야 한다. 통신사들이 와이파이를 열었다고 하지만 실효성은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지하철 이용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와이파이 개방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 업체 관계자는 "서울시만 해도 하루 지하철 이용객이 750만~800만명에 이른다"라며 "지하에 설치된 소수 LTE 중계기로 750만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