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100% 자회사이자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 운영을 맡았던 캠프모바일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캠프모바일이 보유한 이용자제작콘텐츠(UGC)를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주요 사업을 떼었다 붙였다 하면서 조직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캠프모바일을 흡수합병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캠프모바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추진한다. 합병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내달 28일 개최하고 내년 2월2일(합병등기) 합병을 마무리 짓는 일정이다.
합병 목적은 UGC 서비스의 미래를 위한 기술력 확보 및 글로벌 서비스로의 확장을 위해서다. 합병이 완료되면 지난 2013년 3월 네이버에서 떨어져 나온 캠프모바일은 5년만에 다시 네이버 품에 안기게 된다.
캠프모바일은 네이버가 신성장 동력인 '라인' 같은 모바일 및 글로벌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4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밴드를 비롯해 스팸차단앱 '후스콜'과 카메라 앱 '스노우'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려왔다.
그룹형 SNS 밴드는 현재 8500만 다운로드가 넘는 서비스로, 후스콜은 6000만 다운로드가 넘는 스팸차단 분야의 대표 서비스로 각각 성장했다. 스노우는 한국, 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의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카메라 메신저로 반향을 일으키며, 현재 2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글로벌 흥행 앱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캠프모바일은 스노우 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위해 관련 사업부를 떼어내 지난해 8월 스노우주식회사란 자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네이버의 또 다른 자회사이자 모바일 메신저 '라인' 운영사인 라인주식회사의 카메라 사업부를 떼어내 캠프모바일에 합치기도 했다.
앞서 네이버는 2014년에도 100%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의 광고 및 플랫폼 사업부문을 떼어내 네이버 본체로 흡수하고 존속 사업인 IT인프라 부문은 NBP에 그대로 놔두는 분할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각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떼내고 붙이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셈이다.
이번 캠프모바일 흡수합병 역시 밴드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스노우와 같은 글로벌 히트 서비스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기 위한 조치다.
네이버 측은 "스노우 분사 이후 새로운 영역 발굴 시도를 통한 글로벌 도전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네이버와의 통합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네이버 역시 새로운 글로벌 도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캠프모바일이 보유한 UGC 서비스 분야의 글로벌 경험과 기술 역량,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