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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글로벌 출고가 비교공시…'가격 내려갈까'

  • 2018.04.20(금) 15:22

삼성·LG·애플 11개 기종의 17개국 출고가 비교
"국가별 시장상황·스펙 차이 고려해야" 지적도

 

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 달 2일부터 매월 휴대폰 단말기의 국내외 출고가를 비교 공시하기로 했다. 주요국 단말기 출고가를 주기적으로 비교해 국내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나 국가별로 다른 시장상황과 기기 스펙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통위는 2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제18차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이용자 정보 포털인 와이즈유저에 매월 휴대폰 단말기 국내외 출고가를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공시 대상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LG전자 V·G 시리즈, 애플 아이폰 시리즈 등 총 11개 기종이다. 미국, 중국 등 OECD 소속 17개국 내 주요 통신사업자의 출고가와 제조사의 자급 단말기 가격을 비교 공시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해외에선 단말기 출시 이후 출고가가 빠르게 내려가는 반면 국내에선 오래 걸려 한국 소비자만 차별 받는다는 지적을 반영해 이 같은 방침을 세웠다. 해외와 출고가를 주기적으로 비교하면 국내 가격 인하 압박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8 출고가는 한국에서 2017년 5월과 2018년 3월 각각 93만원으로 동일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선 각각 96만원에서 80만원으로, 캐나다에선 96만원에서 78만원으로, 독일에선 98만원에서 78만원으로 내려갔다.

 

다만 휴대폰 단말기 출고가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국가별로 다른 시장상황과 기기 스펙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엔 통신사가 많은 만큼 이들간 경쟁이 심하다"면서 "미국에선 단말기 1+1 판매를 하는 등 현지 통신사간 마케팅 경쟁과정에서 출고가가 빠르게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유럽은 실속형을 선호해 프리미엄 단말기 물량 자체가 적다"면서 "유럽에선 오히려 국내보다 높은 출고가가 책정되는 등 시장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특정 국가에서만 필요로 하는 기능이 있어 단말기 스펙에서 일부 차이가 난다"면서 "스펙 차이가 반영되면서 원가구조가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출고가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선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휴대폰 단말기 출고가 인하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분리공시제는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과 제조업체의 장려금을 구분해 표기하는 제도다. 보조금과 장려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줘 가격 거품을 드러내고 출고가를 내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분리공시제를 포함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안 심사 일정이 밀리면서 당초 계획한 6월까지 분리공시제를 도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출고가 비교 공시와 분리 공시를 함께 실시해야 가격 인하 효과가 크다"면서 "분리공시제 관련 법안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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