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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주파수 경매]①3.5㎓ 노른자 쟁탈전

  • 2018.04.20(금) 16:47

이통 3사 쩐의 전쟁 내달 본격화
3.5㎓ B구간 대역 경쟁치열 예상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경매안이 공개되면서 통신 사업자들의 복잡한 셈법이 시작됐다. 주파수 경매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개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일반 이용자와 직접적 관련성은 없다. 다만 통신사들이 주파수 확보를 위해 쏟아붓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서비스 요금에 전가되고 어느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와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도 할 수 없다. 경매와 관련한 주요 이슈들을 짚어봤다. [편집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5G 주파수 경매 초안에 따르면 3.5기가헤르츠(㎓) 대역을 놓고 통신사들은 고도의 수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이 대역이 5G 서비스를 위한 핵심 주파수로 꼽히고 있는데다 어느 구간을 얼마만큼 가져가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3.5㎓, 5G 서비스 핵심 대역


정부가 경매로 내놓은 주파수 대역은 3.5㎓와 28㎓ 두 개다. 대역폭은 각각 280㎒, 2400㎒ 등 총 2680㎒ 폭이 공급된다. 이 가운데 3.5㎓ 대역은 전국을 포괄하는 주파수로 그 가치가 28㎓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3.5㎓ 대역의 주파수는 28㎓에 비해 전파 도달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고 회절성(전파의 꺾임성)이 좋아 커버리지가 넓기 때문이다. 기지국을 상대적으로 적게 구축해도 동일한 네트워크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투자비용이 절감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이 이 주파수 대역으로 5G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 글로벌 호환성이 높다. 국내 5G 통신 서비스 및 단말기 이용자가 미국 등에 가더라도 5G 로밍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3.5㎓ 대역에선 300㎒폭이 경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줄어든 280㎒폭에 그쳤다. 폭이 줄어든 것은 인접한 대역과 신호가 중첩되어 교란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3.5㎓ 인접 대역은 공공 주파수용으로 배분되어 있어 이와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두 주파수간 간섭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종의 완충 지대를 만들어 간섭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다. 


 
주파수 간섭 문제는 경매 초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불거진 바 있다. 관련기사 [5G 주파수]①3.5GHz 간섭, 변수되나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 3월까지 전파연구소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수차례 분석 작업 및 검증 실험 등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5G 관련 테스트 장비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아 간섭 가능성에 대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는 혹시 모를 간섭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공공 주파수와의 인접대역 20㎒폭의 할당을 유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어느 정도의 이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정부는 국제기구(CEPT) 논의 동향에 따라 20㎒로 최종 결정했다. 향후 5G 테스트 장비가 마련된 이후 추가 검증을 통해 20㎒의 처리 방안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 3.5 대역, 선호구간 어디?


3.5㎓ 인접대역의 간섭 문제는 결과적으로 이번 경매의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주파수 간섭 우려로 예상보다 줄어든 대역폭이 매물로 나온데다 정부의 균등배분 불가 원칙에 따라 경매 방식이 다소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균등배분 불가 원칙은 공급 주파수에 대한 통신사들의 초과 수요가 발생할 것을 대비, 정부가 가격 경쟁을 통해 주파수 대역을 차등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경매안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3.5㎓(3.42~3.7㎓) 대역은 10㎒ 단위 블록으로 잘게 쪼갠다. 이통 3사는 경매 1단계에서 블록 양(量)에 대한, 2단계에서 위치(순서)에 대한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이 가운데 2단계 위치를 놓고 벌이는 경매가 통신 업계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3.42~3.7㎓ 대역 사이의 어느 위치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역을 크게 3개로 나눈다면 3.42㎓에 인접한 A 구간과 3.7㎓에 인접한 C 구간, A와 C 사이 B 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3개 구간 가운데 통신사들이 선호하는 구간은 어디일까. 일반적으로 A와 C구간은 향후 추가 경매를 통해 대역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B 구간은 양 옆이 막혀 확장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B 구간은 A와 C와 달리 인접대역의 간섭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B 구간은 A, C구간에 비해 간섭 가능성이 적어 선호 구간"이라며 "A,C구간이 확장성이 있다 하나 언제 인접 대역 주파수가 경매로 나올지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B 구간은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는 CA(캐리어 어그리게이션) 기술을 이용하면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3개 가운데서도 '노른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각 통신사마다 서비스 환경과 대응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3개사가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구간이 어디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없다"며 "아울러 선호 주파수 대역을 미리 밝히는 것은 경매 전략을 노출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경매 시작가를 3.5㎓ 대역은 2조6544억원, 28㎓ 대역은 6216억원 등 총 3조2760억원으로 책정했다. 3.5㎓ 대역은 1㎒당 최저경쟁가격이 95억원으로 28㎓(3억원)보다 무려 32배나 높은 금액이다. 통신 업계에선 3.5㎓ 대역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해 과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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