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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송금할 때 1000만원 넘으면 의심하라고?

  • 2026.05.20(수) 07:40

금융정보분석원, 특금법 시행령 의견 취합
위험거래 선별효과 의문…시장 위축 우려

올해 하반기부터 법인들의 가상자산 투자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인 가운데 특정금융정보 시행령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심거래보고(STR)와 트래블룰 의무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00만원 넘으면 불법거래 의심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9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을 소집해 특금법 시행령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서 FIU는 지난 3월30일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여기에는 △사업자 대주주 범위 구체화 및 진입규제 강화 △트래블룰 적용 범위 확대 △외국 가상자산사업자 및 개인지갑 거래 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부과 △사전적 고객확인 절차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FIU가 이날 설명회를 연 건 일정 금액 이상의 코인을 송금할 경우 예외없이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한 이른바 '의심거래보고(STR)' 규정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거래소들은 자체적인 노하우로 거래 패턴을 분석해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를 선별한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송금하는 규모가 1000만원 이상일 경우 위험도와 관계없이 무조건 의심거래로 간주해 FIU에 보고해야 한다. 은행권에서 운영 중인 고액현금거래보고(CTR) 기준을 본뜬 것이다. CTR은 단순히 금액이 기준을 넘으면 전산상으로 넘어가지만 STR은 의심거래로 보는 사유 등을 당국에 상세히 전달해야 한다. 이는 향후 경찰 수사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실효성 의문 제기…음지 거래 부추길라

기준 강화에 당장 큰 부담을 느끼는 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다. 업계는 하반기 법인 투자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분석 절차에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5대 원화마켓 거래소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개정안이 적용되면 연간 STR 보고 건수는 기존 6만건에서 80배 폭증한 5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하반기 상장사 등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본격화되면 대규모 거래가 늘어나 이 수치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

곳곳에서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실무적 부담은 물론 위험거래 선별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위험성이 높은 거래를 타깃팅해 면밀히 살펴보자는 것이 STR의 본래 취지"라며 "1000만원이 넘는 모든 거래를 대상으로 삼을 경우 선택과 집중이 어려워져 오히려 정말 수상한 고위험 거래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STR은 예측불가능하고 은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제시하면 범죄자가 오히려 이를 피해갈 가능성이 있다"며 "FIU 인력으로 보고 건을 다 살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가뜩이나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TR 대상이 된 거래는 고객확인(KYC)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할 수 있다. 큰 손들이 투자를 꺼릴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로 나가버린 자산이 돌아올 길이 없어져버릴 것"이라고 했다.

트래블룰(가상자산 송수신 규칙)도 강화된다. 100만원 이상 이전거래에서 송신자, 수신자의 정보를 확인하는 트래블룰의 기준이 폐지되면서 모든 소액거래에 적용되며, 자산을 이전받는 사업자도 정보 수취가 의무화된다. 자칫 입금 절차 지연으로 인해 가격이 변동될 경우 투자자가 재산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효과를 노리고 있지만 오히려 규제를 늘리다보면 국내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음성적 거래들만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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