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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한국어 떼고 영어 배우는 '누구'

  • 2018.09.17(월) 15:07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 내년 영어 서비스
구글홈 등 경쟁사 방어 및 글로벌 확장 전략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과 '구글 홈 미니'(Google Home Mini)가 내일(18일) 국내 정식 출시됩니다. 

 

구글은 아마존과 함께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사업자인 만큼 국내 시장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 홈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 두 가지 언어를 선택하면 해당 언어로 답하는 '다중언어'가 지원된다는 점이 한국어 서비스 위주로 제공하는 국내 AI 스피커 대비 차별점 일텐데요.

 

국내 최초로 AI 스피커 시장을 개척한 SK텔레콤의 대응 전략이 무엇인지 살짝 알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NUGU)도 영어 모드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SK텔레콤은 진작부터 영어 모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국내 시장 개척이 1차 목표였기 때문에 영어 서비스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런 까닭에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의 고객 접점을 넓히고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6년 9월 AI 스피커 '누구'로 시작해 이동형 스피커 '누구 미니'(2017년 8월),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x누구'(2017년 9월), IPTV 셋톱박스 'BTVx누구'(2018년 1월), 조명등 '누구 캔들'(2018년 7월) 등으로 확장했죠. 서비스의 경우 출시 당시 14개에서 현재 36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서비스를 키워왔던 SK텔레콤은 두 가지 사연을 계기로 영어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할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하나는, 최근 비스타 워커힐에 적용한 AI 음성 서비스 때문입니다. 지난달 SK텔레콤은 비스타 워커힐 서울 44개 객실에 자사 AI 서비스를 적용했는데요.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은 이 서비스를 통해 객실의 조명, 커튼, 온도설정 및 게스트 서비스 설정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게 되며, 입실할 때는 AI가 들려주는 음악도 듣게 된다고 하죠.

 

실내 수영장과 스카이야드, 셔틀버스 등 호텔 시설 정보와 체크아웃·조식 시간 등 호텔 이용에 필요한 정보도 말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호텔 서비스를 재밌고 쉽게 쓸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 SK텔레콤이 비스타 워커힐에 적용한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사진=SK텔레콤]

 

그런데 지난 7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호텔 이용객의 70%만 해당 서비스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는 왜 안 쓸까?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한국어 사용자는 대부분 사용하지만, 객실 이용자의 30% 정도에 해당하는 외국인이 쓰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런 까닭에 내년 상반기에는 영어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필리핀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도 공급해줄 수 있냐는 연락이 왔는데, 확답할 수가 없었죠. 영어 서비스가 없으니까요.

 

따라서 SK텔레콤의 누구는 내년 상반기쯤 영어 서비스를 내놓고 해외 진출도 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 구글홈 미니 [사진=구글]

 

아울러 영어 등 외국어 서비스 경쟁력을 내세운 구글홈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영어 서비스는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음성인식 기반 AI 기기들이 대중화되면서 AI 스피커를 아이들 영어 학습에 이용하려는 부모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SK텔레콤도 얼마 전인 지난 12일 영어교육기업 '윤선생'과 손잡고 AI 기반 영어학습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했으나, 일방향적인 학습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욱 자연스러운 영어 대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겠죠.

다만 누구는 서비스 출시 시점 기준으로 보면 한국어를 배운지도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미국에서 2016년 11월 출시된 구글홈의 영어 실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입니다.

 

국내 AI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어는 복잡성이 한국어보다는 낮아 인공지능이 학습하기 쉽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영어로 구성된 언어 학습용 데이터가 아주 많은 덕에 네이버의 AI 번역기 '파파고'와 카카오의 '카카오i'도 상당한 수준인 걸 보면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닌듯도 합니다. AI의 음성 인식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데이터의 양이 중요한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영어 회화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할지도 관건으로 보입니다.

 

과연 SK텔레콤 누구의 영어 학습 능력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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