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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스타벅스 상권 전문가가 야놀자로 간 까닭

  • 2018.11.12(월) 15:33

한대광 부동산개발본부장 인터뷰
군산시와 도시재생 뉴딜사업 협업
"지자체 매력 부각, 관광명소로 육성"

일본에는 조그마한 시골 온천 마을을 지역 청년들이 나서 유명 관광지로 부흥시킨 사례(구로카와)가 있다. 온천 주변을 말끔히 정리하고 옛것과 자연을 최대한 보존, 일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온천으로 만든 것.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동네를 완전히 철거하는 재건축 혹은 재개발과 달리 기존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이와 취지가 비슷하다. 

 

숙박 예약앱으로 유명한 야놀자는 최근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8월 전북 군산시와 손잡고 군산시 중앙동 전통시장 일대에 숙박 시설을 조성키로 했다. 한때 번영했다가 지금은 쇠락한 지역에 여행 인프라를 구축하고 스토리를 입혀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일에 참여한 것이다. 객실 중개를 넘어 숙박 업소 대상 인테리어 공사, 호텔 프랜차이즈, 객실 비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무한히 확장하는 야놀자의 행보와 맞물려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야놀자는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과 함께 국내 숙박앱 시장을 양분하는 곳이다.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는, 연식이 의외로 오래된 회사다. 배달앱, 부동산앱 등과 같은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흥행 바람을 타고 최근 3~4년 사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야놀자는 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 분야 실력자들을 영입했다. 이 가운데 한대광 야놀자 C&D 부동산개발본부장은 '명당 상권' 찾기의 전문가다. GS리테일을 비롯해 SPC 파리크라상, 스타벅스코리아 등에서 점포 개발을 담당하다 올해 초 야놀자로 넘어왔다. 지난 8일 서울시 강남구 사옥에서 만난 한 본부장은 야놀자가 숙박앱이라는 껍질을 깨고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본부장에 따르면 군산시는 GM군산공장 폐쇄와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중단 여파로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야놀자와 손을 잡았다. 한 본부장은 "군산시가 한때 번영의 상징인 째보선창(창고) 주변에 랜드마크적 요소를 넣어 재생시키기 위해 우리와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했다"며 "이에 현장 답사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놀고 쉬고 자는 것을 한번에 하자는 게 야놀자의 지향점인데 군산시의 도시재생사업 방향과 비슷하다"며 "야놀자는 숙박 업소 건립 뿐만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관광객들이 다양한 즐길거리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째보선창 인근인 중앙동에는 수십 년째 방치된 한화건설 부지(구 우풍화학)와 운행이 중지된 군산 화물선의 폐선로가 남아 있다. 군산시는 기존 월명동과 영화동 등 도시재생 지역 주위의 관광산업을 전통시장이 밀집된 중앙동 일원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야놀자는 중앙동 전통시장 일대에 숙박 시설을 조성한다. 야놀자 뿐만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청년층 임대용 주택을 세워 주변 상권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한 본부장은 숙박 시설 말고도 관광객이 즐길만한 요소를 갖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산시에는 요즘 숙박 트렌드인 게스트하우스나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묵을만한 숙소가 없다"며 "현대적인 숙소 건립과 함께 관광객을 위한 푸드트럭이나 포토존, 박물관, 교복 대여점 등을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중반경 토지 매입을 시작으로 도시재생 사업에 나설텐데 야놀자는 정형화된 숙박시설이 아닌 디자인에 특화한 부티크, 가족형·매니아형 호텔을 세울 예정"이라며 "근처 바다 전망을 볼 수 있으면서도 주변 공간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10층 이하의 높이로 건물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본부장은 "지자체의 정기적 축제 이벤트와 연계하고 청년 창업자를 끌어 안으면서 관광 서비스를 개발하면 군산시가 매력있는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지역과 협업을 통한 성공적인 여행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야놀자는 군산시 말고도 다른 지자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야놀자는 그만큼 지자체에 특화한 관광상품 개발은 물론 지역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까지 염두에 두고 큰그림을 그릴 줄 아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한 본부장은 야놀자에 영입되기 전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이른바 '스세권(스타벅스 역세권)'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한 본부장은 스타벅스에서 매장이 들어설 지역의 상권 조사 등을 맡았다.

 

한 본부장 말고도 야놀자에선 현대카드 수석 디자이너 출신 박우혁 공간총괄그룹 상무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코엑스 SM아티움' 등을 만든 신민호 시공총괄그룹장, 서진수 브랜드디자인 실장 등 전문가들이 많다. 한 본부장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토지매입과 용도변경 작업을 하면 박우혁 상무가 공간을 디자인하고, 신민호 그룹장이 감각적인 인테리어 작업을 한다. 서진수 실장은 브랜드 네이밍을 비롯해 어떠한 컨셉으로 홍보할지를 기획한다.

 

▲ 지난해 9월 부산시 수영구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F1963점'은 야놀자가 다년간 숙박업소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쌓은 건축 노하우를 활용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야놀자의 대표 성공작은 지난해 9월 부산시 수영구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F1963점'이다. 고려제강이 지난 1963년부터 와이어 생산 공장으로 사용한 공간을 개조해 만든 예스24의 중고서점이기도 하다. 야놀자가 설계 및 시공을 맡았는데 감각적인 디자인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 8월 강원도 춘천시에 자체 브랜드 호텔 1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 호텔은 커플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이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지역 축제나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이벤트 등 현지 콘텐츠와 결합한 체험형 레저·액티비티를 구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자체의 관광상품을 연계해 지역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까지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본부장은 "군산시 말고도 2곳 정도의 다른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전 대구에서 도시재생 사업 관련 한마당 행사가 열렸는데 이곳에 초대된 민간 기업 가운데 야놀자의 부스 방문객이 가장 많을 정도로 지자체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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