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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야 같이 놀자" 야놀자가 말하는 이유는

  • 2018.12.14(금) 15:29

'트래블 코인'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 확보 관건

▲ [자료=야놀자]

 

국내 1위 숙박 앱으로 유명한 야놀자가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암호화폐) 사업에도 눈길을 보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여가 플랫폼으로 진화를 꿈꾸는 야놀자는 스케일업(사업 규모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 블록체인·가상화폐를 활용해 여가 관련 국내외 온·오프라인 사업자를 끌어모으고 비용 효율화도 노린다는 복안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두나무,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사 키인사이드와 함께 각종 온·오프라인 여가 관련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가상화폐 '트래블 코인'(가칭)을 내년 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트래블 코인은 야놀자의 주력 사업인 숙박업소 예약뿐만 아니라 음식·교통·쇼핑·레저 등 여가 관련 서비스에서도 이용 가능한 마일리지 전환형 가상화폐로 기획됐다.

 

가상의 예를 들면, 각종 여가 관련 플랫폼에서 쌓이는 마일리지를 이 코인으로 전환하면 야놀자를 통해 모텔을 예약할 때는 물론 카카오 택시·렌트카 이용, 여행 용품·의상 구매, 호빙 투어 같은 레저 활동에도 쓸 수 있는 셈이다.

 

전세계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스타 얼라이언스'와 기본 아이디어가 비슷한데, 이종 플랫폼과도 결합하는 것이 트래블 코인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더 나아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가상화폐로도 발전시킬 구상이다. 오프라인 사업자들과 연계를 위해 가상화폐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도 제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야놀자가 이같은 사업에 관심을 둔 이유는 국내외 사업 규모 확장과 비용 효율화 때문으로 요약된다.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는 "야놀자를 비롯해 플랫폼 사업자는 커미션(중개 수수료)을 먹고사는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허망한 얘기"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야놀자는 숙박 예약 앱 야놀자 외에도 호텔예약 호텔나우와 레저 및 여행상품 판매업체 레저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으나, 이런 확장에서도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별도기준 매출은 전년(337억원)보다 200억원 이상 증가한 545억원이었는데, 인테리어(야놀다지다인랩)·숙박 프랜차이즈(야놀자에프엔지) 등 자회사 연결 매출은 1005억원이다.

 

김 부대표는 그러면서 "스케일업 역시 한국과 같은 인구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는 어려운 일"이라며 "다양한 사업자와의 얼라이언스(연합)를 통해 고객 기반을 공유하고 결제·투자 옵션까지 함께 지원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고객에게 여가와 관련된 국내외 다양한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놀자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2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은 내년 초 일본과 동남아 등의 숙박 업소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앞서 야놀자는 일본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 독점 제휴하고, 동남아 호텔 체인 젠룸스에 인수조건부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유럽 호스텔 예약 서비스 호스텔월드와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김 부대표는 "(사업 영역을) 숙박 공간에서 벗어나야 돈도 벌 수 있고, 고객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다만 이런 얼라이언스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운영 비용도 부담이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답이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일단 얼마나 다양한 사업자들이 이 컨소시엄에 합류할 수 있을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각각의 플랫폼에 쌓이는 마일리지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아울러 가상화폐 시세가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래블 코인이 상장될 경우 추가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다만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과 가상화폐 서비스에 든든한 아군을 확보한 셈이어서 야놀자의 직접적 부담이 적은 것은 장점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킬러 앱이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야놀자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라며 "블록체인 관련 기술력을 갖춘 업체와 거래소 운영 경험이 있는 곳과 함께 하는 만큼 적어도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는 어려움이 적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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