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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스타벅스와 '콘센트' 논란

  • 2019.05.31(금) 10:35

'콘센트·와이파이' 없는 블루보틀 등장으로 재조명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스타벅스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의 '성지'로 유명합니다. 대부분 점포에 넉넉하게 콘센트를 갖추고 있는 데다가 와이파이도 마음껏 쓸 수 있죠. 또 혼자서 공부하기에 알맞은 자리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볼일 없고요. 그래서 카공족뿐 아니라 코피스족(카페에서 일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문화가 생긴 건 하루 이틀 일은 아닙니다. 이미 젊은 층 사이에선 커피숍에서 시험공부를 하거나 단체 스터디를 위해 모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의 '카공족' 문화가 새삼스레 재조명 받을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한국에 처음 진출해 집중 조명을 받았던 '블루보틀' 때문인데요. 블루보틀은 스타벅스와 다르게 매장에 콘센트는 물론 와이파이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국내에선 스타벅스뿐 아니라 대부분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당연히 찾을 수 있던 것들을 없애버렸으니 말이죠.

블루보틀은 고객들이 온전히 커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블루보틀이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기존 '관행'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 경영하는 게 닮았다는 겁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국 카페 문화와 맞지 않는다'느니, '자신만의 원칙이라 상관없다'느니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콘센트와 와이파이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겐 낯선 환경이긴 한 것 같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와중에 최근 스타벅스가 매장 콘센트를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일부 매장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콘센트를 없앴고, 새로 문을 연 매장에도 기존보다 콘센트를 적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논란은 지난해 4월 스타벅스가 노량진에 점포를 처음 오픈하면서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각종 임용·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몰려 있는 노량진에 만들어진 매장에 콘센트가 4개밖에 없었기 때문인데요. '카공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에 스타벅스코리아는 이 매장의 경우 노량진역 바로 근처에 있어 잠깐 휴식을 취하러 오는 손님이 많은 상권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도 논란이 커지자 콘센트를 11개로 늘렸다고 합니다. 물론 이 매장이 노량진인 걸 고려하면 여전히 적어 보이기는 합니다.

스타벅스는 매장 콘센트를 전반적으로 줄이고 있는 건 절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상권에 맞춰 테이블이나 의자, 콘센트 등을 배치하다 보니 매장마다 다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 인근 매장의 경우 콘센트를 50개가량 설치하는 등 상권에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아무튼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을 듯합니다. 스타벅스만의 분위기와 커피를 즐기면서도 오랜 시간 눈치 보지 않고 머물 수 있는 게 장점인데, 그렇다고 해서 점점 늘어나는 카공족과 코피스족이 매장을 '독차지'하도록 마냥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자리를 장시간 점유(?)하는 이들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소비자들이 많기도 하고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왜 유독 스타벅스만 콘센트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이는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철학'과 연관성이 큽니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은 매장이 '제3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습니다.

제3의 공간이란 집도 회사도 아닌, 혼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업무 파트너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때로는 혼자 책을 읽거나 친구와 잡담을 하면서 쉬고, 때로는 노트북으로 공부를 하거나 업무 관련 미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결국 콘센트는 이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도구 중 하나인 셈입니다.

스타벅스는 이처럼 누구나 고품질의 커피를 '제3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루보틀의 경우 고객이 온전히 커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철학이고요. 콘센트는 이런 가치에 따라 어떤 매장에는 있기도 하고 어떤 매장에는 없기도 한 겁니다.

모든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카공족을 내쫓아도 안 되겠지만, 또 모든 매장이 카공족을 위한 공간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천편일률보다는 매장마다 다채로움을 갖추고 있는 게 더 재밌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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