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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스토리]매출 30조 스타벅스, 한국서 2조 눈앞

  • 2019.11.13(수) 11:29

80개국 3만여개 매장, '커피제국' 세워
국내서도 독보적, 美中 중심 외형성장

우리나라에 1999년 '이대1호점'으로 상륙한 스타벅스는 당시 커피 한잔 가격이 밥값과 맞먹는 탓에 허영·사치의 대명사였다. 요즘 직장인이라면 식후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는 물론 '아바라(아이스바닐라라떼)' 정도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됐지만 말이다.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세명의 동업자에 의해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는 현재 글로벌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스타벅스는 커피 시장의 트렌드를 똑똑하게 잘 읽어내면서 성장에 가속을 붙이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외형 확장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무려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스타벅스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팽창하는데다 차별화한 디지털 전략에 힘입어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신세계와 스타벅스가 공동 출자한 한국법인의 쉼없는 성장이 눈길을 끈다.

◇ 맥도날드 아성 추격하는 커피 제국

스타벅스 매장은 몇개나 될까. 키움증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80개국 3만1256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1위 맥도날드(매장수 3만8298개, 100개 국가)에 근접한 수치다. 커피 업계에선 매장 수로나 매출 규모로나 따라올 수 없는 1위다.

스타벅스는 독특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면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음료를 사든말든 상관없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로 인해 여행을 다니다 휴식이 필요하거나 길거리를 걷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맥도날드 대신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매장 직원은 고객에게 친절하면서도 적절한 무관심으로 거리를 유지한다. 매장에서 맡을 수 있는 커피향, 들리는 음악마저 신중하게 선택된 결과다.

고객은 이러한 만족스런 경험이 쌓이면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충성도 높은 회원으로 전환된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매장 수를 확대하면서 세계적인 커피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 흔들림 없는 실적 성장, 매출 30조원

최근 스타벅스는 신제품 개발과 디지털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즌 음료나 음식을 선보이는가 하면 프리미엄 브랜드(리저브 커피)와 차 브랜드(티바나)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로 손쉽게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소비자에겐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고, 바리스타에겐 음료 제조에 전념할 수 있게 했다.

이를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차에 탄 채로 이용하는 매장), 모바일 전용 매장과 연계하면서 편리함을 극대화 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나 스타벅스는 '안방'인 미국과 블루오션인 중국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월 결산 법인인 스타벅스의 2019회계연도(2018년10월~2019년9월) 매출은 265억달러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30조원에 달한다. 전년 247억달러보다 7%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1억달러로 전년 39억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은 최근 4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매출 외형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 한국서도 독보적 성장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눈길을 끈다. 12월 결산법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1조5223억원으로 전년보다 2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5% 증가한 1428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 지표와 함께 각각 사상 최대 규모다. 10여년 전에 비해 매출은 7배, 영업이익 역시 8배 급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라면 2조원대 매출 고지를 조만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에서 직영점만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매장 수는 1262개로 토종 브랜드 대표격인 이디야커피(2399개)에 절반에 못 미친다.

다만 매출로 따지면 말이 달라진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이디야의 본사 매출(2004억원)을 압도하고 있다. 이디야의 가맹점 매출을 끌어와 비교해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 100억 출자, 18년간 로열티로만 3700억 거둬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997년에 정용진 부회장 주도로 신세계가 설립한 회사다. 2000년 미국 본사(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와 스타벅스가 각각 자본금 100억원을 투입해 만든 합작회사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사회는 올 3월 선임된 송호섭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6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감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신세계측 한채양·정철욱·이주희 사내이사와 김선호 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미국 스타벅스 본사측 인사다.

많이 알려진대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매출의 5%를 미국 본사에 로열티로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스 카페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 한잔 가격인 4100원에 미국 본사로 송금하는 205원의 상표 및 기술 사용 대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작년 매출(1조5223억원) 가운데 5%인 762억원이 로열티로 나갔다. 감사보고서 상으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01년부터 18년 동안 스타벅스의 자회사 SBI Nevada에 총 3728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로열티 말고도 적지 않은 자금이 미국 본사로 흘러간다. 대표적으로 배당을 꼽을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05년 순이익(95억원)의 절반 이상(63%)인 60억원의 현금배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배당을 했다.

매년 부풀어 오르는 성적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순이익(1120억원)의 35%인 400억원을 주주에게 쥐어줬다. 2010년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원의 현금배당 이후 8년만에 배당에 나선 것인데 배당 규모가 부쩍 확대된 것이 눈길을 끈다. 지분 50%씩을 들고 있는 본사와 신세계가 배당금의 각각 절반을 가져가는 구조다. 

◇ 美中 중심 '외형 성장' 전략 

증권가에선 스타벅스가 미국과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외형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회계연도 미국 매출은 167억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63%에 달한다. 중국 매출(29억달러)의 비중도 10%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다. 미국 매출은 전년보다 9% 늘었으며, 중국 매출은 무려 24%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두나라에서 매장수 확대와 혁신적 서비스 제공을 통해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질소커피'로 불리는 'Nitro Cold Brew'와 호박맛이 나는 계절 음료 'Pumpkin' 라인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Nitro Clod Brew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판매 매장 수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모든 직영 매장에 전용 기계 설치를 최근 끝내기도 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앱으로 매장 밖에서 주문과 결제를 한번에 하고 별(리워드)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고객과 디지털 관계 확장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내년 초에는 우버와 협력을 통한 배달 서비스를 미국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선 공격적 매장 확대와 배달, 음성 주문 등 혁신적 서비스로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603개의 매장을 새로 오픈하면서 중국 점포수가 작년보다 17% 증가한 4000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베이징에서 배달 및 모바일 주문에 최적화된 익스프레스 매장을 열었으며 알리바바와 협력을 통해 배달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 9월에는 알리바바의 스마트 스피커 ‘Tmall Genie’를 통한 음성주문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차별화한 서비스로 중국인의 주머니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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