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스타 2018' BTB관에 외국인 참관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부산=김동훈 기자] "외국인 바이어들이 작년보다 확실히 늘었어요."
16일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글로벌 바이어를 상대하는 국내 게임사 실무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간의 장정을 시작한 지스타는 게임인들의 축제이면서 글로벌 게임 기업 대상의 활발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전쟁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런 목소리는 고무적이다.
올해 지스타에서 기업 대상의 BTB관은 전년과 비슷한 1208부스 수준으로 마련됐다.
작년까지는 국제게임전시회라는 지스타의 수식어가 민망할 정도로 외국인 바이어 방문이 뜸하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올해는 이같은 지적에서 완연히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BTB관에 부스를 마련해 글로벌 바이어들을 맞이하고 있는 컴투스와 블루홀,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전기아이피, 네시삼십삼분 등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사업 관련 실무자들을 만나 올해 지스타에 대한 평가와 자사 전략 등을 들어봤다.
▲ 외국인 참관객이 '지스타 2018' BTB관에서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자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컴투스는 1998년 설립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 본사와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 유럽 등 현지 법인들을 기반으로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는 물론 모바일 게임의 빅 마켓을 이루고 있는 해외 주요국가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죠. 유럽과 남미, 동남아 등 신흥 게임 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에서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글로벌 대작 RPG '서머너즈 워'를 비롯해, 컴투스프로야구, MLB9이닝스, 낚시의 신, 골프스타 등 글로벌 오픈마켓을 통해 세계 전역에 다채로운 장르의 모바일 게임들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고요. 아울러 다양한 신작 라인업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루홀은 2007년에 설립된 게임 개발사입니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게임을 국내외에 선보였습니다. 특히 온라인 배틀로얄 슈팅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로 전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죠. 게임 제작의 명가를 지향하는 블루홀은 선도적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며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인데요. 모바일로는 '카카오게임', PC온라인에서 '다음게임' 등 막강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포머이자 퍼블리셔, 디벨로퍼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선보이는 한편, 자체 개발 역량 강화와 유력 게임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2017년 5월 설립한 '위메이드 전기 아이피'는 미르의 전설2,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총괄하는 IP 전문 회사입니다. 다양한 중국 파트너사와 미르의 전설2 IP를 활용한 PC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웹게임 및 HTML5 게임 개발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르의 전설2 IP를 보호하고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내 합법화된 공식 라이선스 창구인 '열혈전기 정식판권 자율연맹'을 설립했는데요.
라이선스 등록 시스템인 'IPCI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IP 양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문화부 산하 '중전열중문화발전'과 긴밀하게 협력해 IP 보호를 위한 공동 사업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중국 파트너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웹드라마, 웹소설,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로 확장 또한 꾀하고 있습니다.
▲네시삼십삼분은 2009년부터 모바일 게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개발 중심 회사에서 투자를 하면서 퍼블리셔로 거듭났죠. '블레이드' 등 좋은 작품을 남기면서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으로로 진출하고 있어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하는 재밌고 차별화된 개발과 서비스를 하는 회사입니다.
▲ '지스타 2018' BTB관에 방문한 참관객들이 각종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지스타가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 등 세계적 게임쇼처럼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컴투스) 지스타는 그동안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로 꾸준히 성장해왔어요. 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의 참여와 급변하는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담을 수 있는 행사가 되면 더욱 성장할 것 같습니다.
▲(블루홀)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지속 가능하게 글로벌화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네시삼십삼분) 차이나조이와 도쿄 게임쇼는 아시아에서 진행되는 쇼입니다. 그런데 차이나조이는 8월에 열립니다. 많은 업체들이 중국에서 먼저 보고 한국이나 일본으로 나가는 것 같아요. 저희도 해외 유치를 많이 해야 하는데, 중국은 정말 활발하게 합니다. 더군다나 차이나조이는 게임사를 비롯해 투자자 등을 다양하게 유치하죠. 중국에서 먼저 행사를 열기 때문에 지스타 개막일은 변경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중국, 일본과 연합해서 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지스타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최선일까요
▲(컴투스) 부산이 갖는 장점이 많다고 봅니다. 다만 행사의 규모를 더 확장하기 위해 좀 더 큰 전시장이 갖춰지면 좋겠어요.
▲(블루홀) 어떤 도시이냐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제주도에서 하면 저희는 좋죠. (카카오의 본사가 제주에 있다) 다만, 관람객 수용 규모 등 인프라 면에서 부산 벡스코를 따라갈 곳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위메이드) 제주도에서 열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주도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방문객이 찾아오기 좀 더 편합니다. 반면, 부산으로 오려면 비자를 따로 발급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죠.
▲(네시삼십삼분) 국내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한국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잖아요. 부산이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바다도 보이고, 자유롭게 할 수 있죠. 서울은 해외에서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고 접근성도 좋지만, 해외에선 부산의 환경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카탈루냐 무역투자청이 '지스타 2018' BTB관에 마련한 부스에서 비즈니스 미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
-중국 등 외국 바이어들이 작년보다 늘었나요
▲(컴투스) 행사 초반이라 작년과 비교는 어렵지만 꽤 많은 외국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부스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블루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방문을 예약한 해외 바이어와 오전부터 계속 미팅을 하고 있어요. 중국 바이어들이 많이 찾고 있고 영미권 바이어도 오고 있습니다.
▲(위메이드) 저는 3~4년째 지스타에 참석하고 있는데, 해외 바이어는 작년보다 늘었어요. 특히 중국 바이어가 가장 많고 일본 바이어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유럽 바이어도 오고 있고요. 게임 IP(지식재산권)을 토대로 드라마, 웹툰 등을 제작할 수 있게 때문에 게임사가 아닌 곳에서도 많이 문의를 줍니다.
▲(네시삼십삼분) 중국 바이어들이 많이 온 것 같아요. 체감상으로는 작년보다 많습니다. 기대됩니다. 사실 '내산 판호'라고 해서, 중국 기업에게도 판호가 안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 회사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죠. 해외 게임쇼에 와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지스타도 많이 찾겠죠.
-일부 게임사들은 지스타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열리는 게임쇼에 참가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컴투스) 세계 시장의 경계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어느 곳에서 만나느냐가 중요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춘 게임을 서비스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블루홀) BTB관 참가로 새로운 미팅 기회가 생기지만 여기서 모든 것을 완료한다기보다는 계속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가 더 좋다고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게임쇼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네시삼십삼분)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선 10군데가 있으면 10군데 가야 합니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어디든. 모바일 게임은 변화가 빨라요. 3개월 뒤 열리는 행사에 안 가도 되는 게 아닙니다.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죠.
▲ 위메이드가 마련한 BTB전시관.[사진=김동훈 기자] |
-한국 게임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이런 전시회를 통하지 않아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BTB관에 부스를 차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컴투스) 게임의 전세계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BTB 전시관을 통해 사업과 서비스, 마케팅 관점에서의 다양한 해외 파트너사와 교류할 예정입니다.
▲(블루홀) 국내외 우수한 제작자들도 게임쇼를 많이 찾습니다. 그분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해외 바이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스타가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메이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죠. 계약을 꼭 체결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바이어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입니다.
▲(네시삼십삼분) 상징성도 있어요. 사업하는 분들은 사실 언제든지 다니다. 그동안 접하지 못한 업체를 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나왔어요. 새로운 업체 발굴하기 위해. 그런 의미가 큽니다.
-한국 게임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컴투스)한국은 어떤 나라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유저층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강력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기반으로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죠.
▲(카카오게임즈) 한국 모바일 게임은 해외보다 빠르게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점이 강점이죠.
▲(위메이드) 한국은 게임 시장에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 진입해 다른 국가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만큼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죠. 현재 중국 게임사가 많이 따라오고 물량 공세를 하고 있지만 한국 게임이 쌓은 내공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봅니다.
▲(네시삼십삼분) 저희만의 강점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도전적이고 빠르게 시장 트렌드를 읽어 선도하고자 합니다. 덩치가 커질수록 그런 게 어려운데요. 저희는 초반부터 그랬습니다. 중국 등 해외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고, 성공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게임은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됐고, 기획이나 그래픽, 기술적 부분도 우위였죠. 속도도 빨랐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존 IP를 토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북미와 중국, 일본, 유럽은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한국은 배틀 그라운드도 그랬고, 저희 블레이드도 새로운 장르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한국은 게임 잘 만드는 나라니까 독특하고 차별화된 IP 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어떤 장르 게임이 외국 바이어의 주목을 받는다고 보는지요
▲(컴투스) 장르의 특성도 중요하나, 독창성 있고 세계 시장에서 여러 유저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게임들이 주목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블루홀) 제작자의 역량과 열정이 주목을 받습니다.
▲(카카오게임즈) 게임을 장르별로 구분하고 미팅을 진행하진 않고 있어요. 해외 바이어들이 많이 문의하는 사업 분야는 퍼블리싱인데요. 카카오게임즈 게임을 자신들이 퍼블리싱하겠다고 하거나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자사 게임을 퍼블리싱하고자 하는 회사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위메이드) 저희의 경우 '미르의 전설' IP에 주목하는 바이어가 대다수이며, '이카루스' IP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시삼십삼분) 나라마다 게임사마다 추구하는 게 굉장히 다릅니다. 아시아도 문화가 다르죠. 아시아권은 여전히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나 카드, 전략 게임 위주인데요. 요즘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게 트렌드입니다. 북미와 유럽은 손안에서(모바일) 하는 게임이 캐주얼해야한다고 생각하죠. 아시아는 손안에서 하는 게 PC 온라인에서 진화한 형태입니다. 반면, 해외는 그런 건 콘솔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합니다. 저희의 복싱스타 등 잘된 게임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스포츠 장르로 진행한 것입니다. 정답은 없지만, 게임사는 게임 팬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게임 장르는 무엇인가요
▲(컴투스) RPG(롤플레잉게임) 장르가 강세이나, 스포츠나 캐주얼 장르도 많은 세계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블루홀) MMORPG입니다.
▲(네시삼십삼분) 아시아권은 MMORPG와 전략 게임을 선호합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캐주얼 게임은 과금 비중이 높지 않아요. 그런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 많은 유저를 모으고, 1~2% 유저가 돈을 쓰게 하는 식이죠. 그러나 MMORPG의 경우 유저당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이 있어 아시아에선 이런 게임이 유리합니다. ▲(위메이드) 지스타 행사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면 좀 더 큰 규모로 행사를 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경제적 지원 등이 뒷받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시삼십삼분) 업무와 관련 언제든 편하게 문의할 수 있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시나 지스타조직위원회에 BTB관 운영 관련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의견 부탁드립니다
▲(컴투스)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위한 비즈니스 환경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