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이세정 기자] 화재가 발생한 도심의 한 건물. 조난자를 구하러 들어가던 구조대원 머리 위로 건물 벽이 쓰러진다. 다행히 구조대원이 착용한 넥밴드가 실시간으로 주변상황을 촬영, 관제센터에 전달하자 명령이 전달된다. "조심해!"
구조대원은 무사히 조난자를 구출한 후 AR(증강현실) 글래스로 환자의 몸 상태를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이어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가 조난자를 실은 후 주변 차량들에게 긴급 신호를 보낸다. 차량들이 길을 비켜주자 속도를 올리면서 조난자를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영상을 통해 제시한 5G 상용화 시대의 모습이다. 황 회장은 오는 3월 5G가 상용화되면 일상 곳곳에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5G폰 꺼낸 황창규…'4K급 서비스 예고'
황 회장은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MWC 2019 연사로 참가하고 있다. MWC 2015 기조연설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5G를 화두로 부각시켰다. MWC 2017에서는 2019년 5G 상용화를 선언하면서 2020년을 목표로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던 글로벌업체들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에는 한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시작을 알리면서 또 다시 충격을 줬다. 최근 2019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미국, 중국이 아닌 한국의 5G 주도를 단언한 것에 이어 5G 시장에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5G 서비스 시작을 강조하면서 품 안에서 5G폰을 꺼내기도 했다. 황 회장은 “KT는 세계 최초로 진정한 5G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이 스마트폰이 KT 규격으로 만든 세계 최초 5G폰”이라고 강조했다.
5G 스마트폰을 통해 4K, 8K급 고화질 영상과 홀로그램 등 실감나는 미디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요즘 인기인 1인 방송 또한 여러 이용자가 접속해도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즐기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게임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B2B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5G 서비스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선 KT의 5G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적용한 현대중공업 사례를 영상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영상엔 여의도 면적(290만㎡)의 2.4배인 현대중공업(700만㎡) 공장이 5G를 통해 통제되는 모습이 나왔다.
황 회장은 "5G 네트워크로 제조업에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소기업을 위해 사용량만큼 비용을 내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솔루션엔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는 로봇인 머신비전, 5G 기술인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적용한 기업전용 5G 망 등이 포함된다.
◇ 5G로 세상을 바꾼다
이어 KT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판교제로시티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화성 K-시티에서는 5G 응급 원격제어 기술인 5G 리모트 콕핏 시연에 성공했다. 5G 리모트 콕핏은 긴급상황에서 차량을 자율주행모드로 바꿔 운전자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구급차를 호출해준다.
응급 진료용 헬리콥터를 위한 모바일 네트워크도 언급했다. KT는 이국종 교수가 있는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의 응급환자 수송을 지원하면서 아주대학교 병원-평택, 이천∙여주, 서해안선 등 3개 구간에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를 다루면서 황 회장은 "KT가 5G 네트워크를 5G 혁신 플랫폼(5G-as-a-Platform)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과 사고 관리, 응급 진료 등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지원하면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는 시각이다.
황 회장은 "지금껏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5G는 사람을 위한 기술,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는 기술이 돼야 한다"며 "현재 반도체가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수년 안에 5G가 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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