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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5G 시대 통신망 두절된다면…

  • 2019.07.03(수) 17:54

과기정통부, 통신재난 대응훈련
"정기적으로 훈련할 계획"

3일 KT 혜화국사에서 폭탄테러에 대응하는 훈련이 진행되면서 노란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긴급상황입니다. 긴급상황입니다. 통신구에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전직원은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KT 혜화국사 곳곳에서 노란색과 빨간색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T, 국가정보원, 소방청, 경찰청 등 통신재난 대응 관련 유관기관과 함께 폭탄 테러가 발생한 것을 가정한 통신 재난 대응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훈련 시작과 함께 KT 혜화국사는 정전됐고, 선로시설 피해로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 통신도 두절됐다.

이에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과기정통부와 KT 혜화국사가 동시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우선 KT는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에 위기대책본부와 혜화국사에 현장 상황실을 개설했다.

이어 과천청사에 구성된 과기정통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실과의 화상 연결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했다.

지난해 말 KT 아현국사 화재 이후 개선된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등에 따라 통신재난이 발생하면 통신사는 목표시간 내 과기정통부에 보고해야 한다.

3일 KT 혜화국사에 출동한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뒤 경계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계속해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에 대테러합동조사팀이 빠르게 출동해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한 뒤 군인들과 함께 테러 용의자를 붙잡고, 구급차도 나타나 부상자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분야 '경계'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통신재난 상황발생 단계에서 3개 시·구·군 이상에서 통신재난이 발생하면 경보발령 기준이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어서 통신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통신망 이원화를 반영한 우회 통신경로 소통 작업과 주파수 출력 조정, 이동기지국 차량 배치 등이 이뤄졌다.

또 이용자가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사간 와이파이(Wi-Fi) 개방이 실시되고, 이동통신 로밍 서비스의 경우 가상으로 전개됐다.

이동통신 로밍 서비스는 특정 통신사에 통신재난이 발생했을 때 단말기나 유심 교체 없이도 다른 통신사의 통신망을 통해 음성·문자와 같은 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준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올해 말까지 이동통신 로밍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3일 KT혜화국사에서 통신복구 작업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LTE 라우터와 이용자 행동요령도 배포됐다.

LTE 라우터가 보급되면 카드 결제가 지원된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카드 결제를 직접 체험했다. 유선전화 주문을 위해 착신전환을 위한 서비스도 지원됐다.

인터넷, 국제전화, 일반 전화 등 통신 서비스별 트래픽 우회도 점검됐다.

인터넷과 IPTV, 이동통신은 구로국사 망 이원화를 통한 트래픽 우회가 진행됐고, 국제전화는 부산·대전국사 망 이원화로 트래픽 우회를 점검했다.

일반전화의 경우 과천국사 망 이원화를 통한 트래픽 우회가 실시됐다.

이같은 통신 서비스 복구 작업을 과기정통부가 확인하자 긴급 상황은 종료됐다.

3일 진행된 통신 재난 대응 훈련에서 유영민 과기정통부장관(가운데)과 황창규 KT 회장(왼쪽), 노웅래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이번 훈련은 지난해 11월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이후 개선한 통신재난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진행됐다.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구축으로 도래하는 초연결 사회에서 이같은 후진적 재난이 다시 발생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과기정통부는 개선된 통신재난 대응체계를 지난해 12월27일 국정현안점검회의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후속 조치로 올해 4월11일 통신망 이원화 추진, 이용자 보호체계 강화 등을 내용으로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을 변경했다.

아울러 통신재난 경보발령 기준 강화, 통신사 협업체계 강화 등을 위해 정보통신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의 경우 지난 6월26일 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유영민 장관은 현장에서 "작년 KT 아현국사 화재는 IT강국이자 5G를 야심차게 추진한 한국의 민낯이 드러난 사건이었다"며 "뼈아프지만 좋은 교훈, 좋은 자산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훈련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보완하고 앞으로도 정기적인 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웅래 위원장도 "5G와 같은 초연결 사회에서 통신이 마비되면 상상할 수 없는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런 훈련이) 내실 있게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성목 KT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KT는 앞으로도 통신재난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강화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신망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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