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고자 재택·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직장인들은 한 사무실에 모여 근무하던 방식에서 갑작스럽게 재택·원격근무 생활을 맞이했다. 회의는 물론 소통 방식을 모두 바꿔야 하며 근무형태도 제각각이다. 기존에 원격근무를 도입하지 않았던 기업들은 메신저부터 화상회의 솔루션을 새롭게 설치하는 등 분주하지만 이미 원격근무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한결 여유롭다. 향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엔 이번 재택·원격근무 실험이 보편적 근무형태 중 하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따라 원격근무 현황과 이를 위한 환경, 향후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 정착에 대한 수요와 함께 재택 및 원격 근무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근무 환경 조성이 가능한 원격근무 관련 협업 플랫폼 시장이 열리고 있다.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도 빠른 속도로 협업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워크 니즈+환경조성→'시장 성장'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츠(MarketandMarkets)에 따르면 기업 협업 플랫폼 시장은 2016년 270억달러에서 2021년 495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굳이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인터넷과 IT의 발달로 어디서든 온라인 접속이 가능해지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원격근무를 포함한 스마트워크 근무형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워크는 재택근무는 물론 모바일오피스, 스마트워크센터 등 지정된 업무 전용 공간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미국에는 IT 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태를 관리하기 보다 성과나 책임 등을 통해 업무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근무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회의가 필요하면 화상회의나 미리 일정을 조율해 오프라인 미팅을 하는 방식이다.
원격근무와 스마트워크 도입은 직원들의 근로만족도가 높아지고 이직률이 낮아진다는 장점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대두되고 있다.
협업 플랫폼 기업들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NHN, 협업 플랫폼 진출
현재 협업 플랫폼 시장에는 스타트업은 물론 국내외 대기업들도 진출한 상태다. 기업에서 한번 협업 플랫폼을 선정하고 익숙해진 후에는 다른 플랫폼으로 쉽게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협업 플랫폼 기업들은 치열한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8년 기준 IDC에 따르면 전세계 협업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점유율 30.4%, 슬랙이 11.7%, 아틀라시안(Atlassian)이 7.5%, 스마트시트(Smartsheet)가 5.5%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협업 플랫폼 경쟁도 치열하다. 네이버의 협업 플랫폼 '라인웍스'는 현재 글로벌 고객사 4만여 곳이 사용하고 있다. 라인웍스는 메시지와 음성 및 영상 통화 등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캘린더, 조직도 기반 주소록, 드라이브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라인웍스 관계자는 "사용성에 집중했기 때문에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사용자경험(UX) 및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보안성이 강점이다"라며 "현장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기업들, 프랜차이즈 기업 등에서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2016년 협업 플랫폼 '아지트'를 공개하고 올 상반기 중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아지트는 팀, 프로젝트, TF 등 기업 내 다양한 조직간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카카오 아지트는 업무 내용이 파편화돼 저장되는 메일과 달리 특정 주제에 대한 게시글에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 아지트는 현재 총 2만여개의 아지트가 개설됐다.
NHN도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를 출시했다. 토스트 워크플레이스는 ▲메일, 업무관리, 메신저 등을 통합한 협업 도구 '두레이' ▲전자결재 및 게시판을 통합한 '그룹웨어' ▲인사와 재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ERP(전사적 자원 관리)'로 구성됐다.
특히 메신저는 단순 메신저 기능뿐 아니라 전자결재 서비스, 서비스 모니터링 알림 등을 대화방에서도 관리가 가능하고 API를 통해 서비스를 고객사 편의에 맞게 확장할 수 있다.
백창열 NHN 워크플레이스개발센터장은 "두레이는 업무, 메일, 메신저 내용의 실시간 번역 등 실용성과 확장성까지 겸비했다"면서 "2021년까지 국내 협업 플랫폼 시장의 20% 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위하고·알서포트, 사용량 증가세
원격 근무를 위한 기본적인 협업 솔루션 외에도 특화된 솔루션 기능에 집중하는 기업들도 있다.
더존비즈온은 '위하고' 플랫폼을 통해 원격근무할 수 있는 협업서비스를 지원한다. 위하고에는 메신저, 드라이브, 메일 등은 물론 거래처 정보 변동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는 거래처 관리 기능과 명함촬영을 통한 연락처 관리, 근태관리, 전자결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세무회계사무소에 특화된 ERP '위하고T'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프로그램으로 설치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접속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위하고T는 수임고객사용 프로그램 '위하고 T 엣지'와 연결돼 세무회계사무소 직원이 고객사에 방문하지 않아도 업무가 원격으로 가능하다.
알서포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지원 플랫폼에 집중했다. ▲리모트콜(원격지원) ▲리모트뷰(원격제어) ▲리모트미팅(화상회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서포트의 플랫폼은 최근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용량이 증가했다. 지난 10일 기준 화상회의 사용량은 한달전 대비 15배 증가했다. 알서포트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콜센터에서도 원격지원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콜센터들도 최신화된 CTI(컴퓨터를 사용해 전화통화를 관리하는 기술)를 이용해 컴퓨터에서 바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면서 "CTI를 도입한 곳은 알서포트의 리모트뷰(원격제어)를 이용하면 콜센터 상담사들도 충분히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