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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바이블]④기업성향 따라 도입 검토하라

  • 2020.03.13(금) 17:32

미국·유럽 기업 중심으로 시행률 높아
업무효율 놓고 이견…성과중심 일수록 도입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고자 재택·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직장인들은 한 사무실에 모여 근무하던 방식에서 갑작스럽게 재택·원격근무 생활을 맞이했다. 회의는 물론 소통 방식을 모두 바꿔야 하며 근무형태도 제각각이다. 기존에 원격근무를 도입하지 않았던 기업들은 메신저부터 화상회의 솔루션을 새롭게 설치하는 등 분주하지만 이미 원격근무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한결 여유롭다. 향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엔 이번 재택·원격근무 실험이 보편적 근무형태 중 하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원격근무 현황과 이를 위한 환경, 향후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었다. 앞으로의 관심은 사태가 잠잠해진 후에도 재택근무 문화가 정착할 수 있을지 여부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모양새지만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곳들이 많다. 특히 네덜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에서는 근로자 10명 중 3명이 재택근무를 할 정도로 정착 상태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18년 15~64세 취업자 가운데 재택근무를 보통(Usually) 혹은 가끔(Sometimes) 실시하는 근로자 비율은 네덜란드가 3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웨덴(34.7%), 아이슬란드(31.4%), 룩셈부르크(30.8%), 핀란드(30.3%) 등도 30%대를 넘기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도 일찌감치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근로자 4명 중 1명은 사무실 밖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원격근무제 국내 기업 도입률은 8.5%에 그쳤다. 평균 활용실적은 원격근무제 1.5명, 재택근무제 1.3명으로 기업에서 제도를 도입했어도 실제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재택근무 도입에 있어 핵심 논점은 '업무 효율성'이다. 집에서 근무할 경우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과, 업무적으로 필요할 때만 의견을 주고 받아 쓸데없는 시간·감정 소모를 줄일 수 있어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공존한다.

재택근무의 업무 저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미국 IBM의 원격근무 폐지다. IBM은 원격근무의 원조로 꼽힌다. 1993년 원격근무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2009년 근로자 38만6000명 중 40%가 집에서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IBM은 직원들에게 2017년 사무실 근무를 지시했다. 직원들이 마주보며 일하면서 협업하는 것이 업무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비슷한 시기 야후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도 집이나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은 업무 집중도가 낮아 회사 수익성을 떨어뜨린다며 재택근무를 폐지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최근 실리콘밸리에는 사무실 없이 창업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깃랩'의 경우 전세계 45개국 350여명의 직원들이 모두 원격 근무를 진행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무실 임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거주지와 관계 없이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인비전' 역시 2011년 창업 이후 전 직원이 사무실 없이 원격근무를 하고 있지만, 2012년 30명이었던 직원 숫자는 2018년 기준 700명까지 늘었다.

재택근무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 문화에 있다. 인비전은 직원 채용 시 자기주도적 인재를 가장 선호한다. 원격근무를 해도 적극적으로 일할 사람을 채용하고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

직원의 평가도 객관적으로 진행한다. 직급의 차등 없이 개인이 취약한 부분에 대해 평가한다. 일례로 인비전의 수석부사장 라이언 버크는 2014년 공감대 형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커뮤니케이션 관련 외부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가 새로운 근무 형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업무 지원 시스템뿐만 아니라 성과 중심의 평가와 기업과 근로자간 신뢰 구축 등 분위기 조성이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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