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전자상거래(e-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쇼핑 계열사 카카오커머스를 이끌고 있는 홍은택 대표(57)의 이름 석자가 강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그가 회사로부터 받았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차례로 행사하면서 카카오커머스의 주요 주주로 부상하고 있는데, 맹렬하게 성장하는 쇼핑 사업에 힘입어 그의 보유 주식 가치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홍 대표는 지난달 스톡옵션 7888주를 행사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기존 4만여주에서 4만7332주로 확대됐다.
지분율은 1%에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0.19%)이나 최대주주 카카오(99%)에 이어 개인 자격으로 주식을 가장 많이 들고 있다.
홍 대표는 카카오커머스가 작년말 합병한 공동 주문생산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의 대표 재임 시절 스톡옵션을 몇 차례에 걸쳐 받았다.
합병 전인 지난해 6월 홍 대표는 카카오메이커스의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해 보통주 500주를 추가로 확보, 보유 주식수가 기존 2000주(1.89%)에서 2500주(2.34%)로 확대됐다. 이 주식이 카카오 쇼핑 계열간 합병을 통해 지금의 카카오커머스 주식으로 전환됐다.
즉 카카오커머스가 피합병법인 카카오메이커스 주주에게 합병비율 1 대 15.7778212을 적용한 합병신주를 지급하면서 홍 대표 몫으로 4만여주를 발행한 것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메이커스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분을 승계했다. 홍 대표가 이번에 행사한 스톡옵션 7888주도 카카오메이커스 재임 시절인 2017년에 행사가 6338원의 조건으로 받았던 물량이다.
현재 홍 대표의 카카오커머스 보유 주식 가치는 눈에 띌만한 수준이 아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커머스의 기업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평가했는데 이를 감안한 홍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는 25억원 가량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카카오톡 쇼핑이 폭풍 성장하면서 카카오커머스의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말 카카오에서 분사한 이후 거래액 등 사업 관련 지표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회사의 외형 지표로 주로 활용되는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약 3조원으로 2017년 약 1조원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또 다른 e커머스 업체 티몬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57억원(이익률 25.56%)으로 전년 42억원(이익률 18.39%)보다 무려 18배 급증했다. 다른 국내 e커머스 대부분 업체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도드라지는 수치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카카오 선물하기 거래액이 전년보다 37% 가량 증가한 3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는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가 쇼핑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휩쓸며 성장을 가속하자 대항마로서 카카오커머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와 캐릭터 사업 계열사인 카카오IX간 사업 부문 재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를 합병하거나 카카오IX의 캐릭터 부문을 떼어내 카카오커머스에 합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의 핵심 콘텐츠 캐릭터 상품을 쇼핑에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것이다. 카카오커머스의 몸값이 지금보다 자연스럽게 뛸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의 보유 지분 가치 역시 부풀어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홍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을 역임하다 옛 NHN에서 포털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를 담당했다. 포털에서 검색된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이동하는 '아웃링크'라던지 네이버 첫화면의 뉴스 박스를 언론사가 직접 편집할 수 있게 한 '뉴스캐스트'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후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카카오에서 홍 대표를 합류시키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홍 대표는 카카오에서 웹소설, 웹툰 등 주로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다 카카오가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2014년 10월) 이후에 분사(2017년 4월)한 카카오메이커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어 2018년말에는 커머스 계열사로 떨어져 나온 카카오커머스의 대표이사까지 겸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