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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요즘 핫(Hot) 공유주방에 ICT 접목 '이 사람' 

  • 2021.02.25(목) 09:36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인터뷰
단순 임대업에 ICT 숨결 불어넣어
"7호점 착공, 올해 총 16개점 확보"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창업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식당을 차릴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공유주방'이다. 공유주방이란 조리 공간과 각종 주방 시설을 빌려주는 곳이다. 이 곳에 입주해 요리만 제대로 하면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다. 

'고스트키친'은 요즘 뜨고 있는 공유주방이다. 2017년 설립한 법인 단추로끓인수프의 고스트키친은 2019년 이 업종에서 첫번째로 기관 투자를 이끌어냈다. 임대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점이 투자 매력 포인트다.

고스트키친은 자체 주문접수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음식 주문 접수부터 전화 상담 및 배달원 호출 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러다보니 단순 부동산 임대업체라기 보다 테크 기반 스타트업에 가깝다.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단추로끓인수프 본사에서 만난 최정이(46) 대표는 고스트키친이 다른 공유주방과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배달음식 전문점을 차리고 있는데 막상 오픈하면 주문 접수와 조리, 배달, 식재료 공급 등 운영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다른 공유주방 회사들은 공간 임대만 하고 끝나지만 고스트키친은 점주들의 현실적 고민을 해결해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발가락'이란 주문접수 시스템을 내세웠다. 이는 주문·배달 통합 프로그램이다. 발가락으로 조작할 정도로 쉽다고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

대부분 식당 점주들은 전화 대신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앱으로 음식 주문을 받는다. 배달 앱이 한두개가 아니다 보니 점주들은 여러 대의 단말기를 설치한 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이를 배달 플랫폼에 일일이 접수해야 한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한 점주라면 이러한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 태블릿PC에 발가락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여러 앱을 통해 들어온 주문 접수가 손쉽게 관리된다. 여기에 '부릉' 같은 배달 대행 서비스를 연동, 음식 주문과 함께 라이더 배정까지 한번에 가능하다. 

최 대표는 "배달 주문이 갑자기 몰리고 고객과 소통이 잘못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점주에게 지옥의 문이 열린다"라며 "발가락은 점주 대신 주문을 받고 라이더의 배달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점주들이 최대한 조리에만 신경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 자료 분석해 장사 꿀팁으로 

발가락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주문 데이터는 점주들을 위한 '장사 꿀팁'으로 활용한다. 주문 자료를 분석해 점주들에게 마케팅 방법을 제안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배달전문 음식점은 온라인 상에서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대부분 생각하는데 오히려 반대"라며 "자주 음식을 시켜먹는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쿠폰을 집중적으로 발행한다든지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숫자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입점업체들을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도 적용할 계획이다. 원료 공급부터 자재 관리나 운영비, 매출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자동 처리하는 ERP를 점주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배달음식 시장은 커지고 있다. 1인 가구 비율 30%, 1인 가구수 614만 시대를 맞아 음식을 시켜먹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결정적으로 코로나 영향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서 외식'하는 일이 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약 17조원. 전년 9조원보다 거의 두배나 증가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여행과 교통 및 문화와 레저 서비스 분야가 급격히 쪼그라든 대신 음식 배달을 비롯해 음식료 및 생활용품 배송 영역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최 대표는 공유주방이야 말로 '공유경제'에 최적화한 사업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존 공유오피스는 공간 대여 외에 이렇다 할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라며 "서로 다른 업종의 사무직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있어도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공유주방은 배달음식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서로 도우면서 동반 상승작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원 수급 고민 해결할 플랫폼 개발

배달 음식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라이더 수급이다. 코로나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배달 수요가 급증하나 공급이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계절 혹은 날씨에 따라 라이더 숫자가 들쭉날쭉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자주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음식점들은 '배달원 모시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최 대표는 라이더 수급 불균형의 근본적 원인을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에서 찾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편한 봄·가을보다 그렇지 못한 여름·겨울철에 음식 배달 주문이 몰린다"며 "라이더 입장에선 안정적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파트타임 방식을 선호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업 라이더가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

전업 라이더를 구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풍부한 파트타이머 풀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파트타이머를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부를 수 있는 궁극의 플랫폼. 이를 개발하는 것이 고스트키친의 올해 주요 목표라고 소개했다. 

최 대표가 눈 여겨 보고 있는 모델이 배달의민족의 '배민커넥트'나 쿠팡의 '쿠팡이츠쿠리어'다. 이는 일반인도 간단한 회원가입과 온라인 교육을 마치면 곧바로 배달 알바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마치 운전면허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로 대리기사로 뛸 수 있는 카카오 'T대리'와 비슷하다. 특히 쿠팡이츠쿠리어는 쿠팡의 전속 라이더가 아니어도, 즉 다른 배달대행업체 전속으로 되어 있더라도 앱을 통해 수시로 배달일을 따올 수 있다. 

최 대표는 "쿠팡이츠쿠리어는 그날그날의 날씨나 상황에 따라 얼마만큼의 인센티브를 얹어줘야 할지를 정확히 분석해 라이더를 실시간으로 모집한다"라며 "완전한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운영되니 전업 라이더는 물론 파트타이머들의 관심이 높아 라이더 풀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스트키친이 라이더 수급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모델도 '당근'을 제시하며 배달원을 모집하는 방식에서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대생 출신, 배민서 일하다 공유주방 눈떠

최 대표는 외식업과 거리가 먼 '공대생' 출신이다.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카이스트 학사 시절 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석사까지 마쳤다.

학교를 나와 네트워크 보안 장비나 디빅스 멀티미디어 재생기 업체를 공동 창업하거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약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IR(기업활동) 및 Corporate Development 담당이사를 역임했다. 

배달의민족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달음식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7년 지금의 단추로끓인수프를 창업한 계기다. 최 대표는 "배민에서 IR 업무를 하면서 배달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고 물류 혁신을 하면 큰 기회가 올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현재 고스트키친은 강남점과 삼성점을 비롯해 서울에 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 총 115개 주방이 입점해 있다. 내달이면 7호점이 착공, 서울이 아닌 경기도 성남시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된다.

최 대표는 "올해 10개 지점을 추가로 내면서 총 16개 지점을 확보할 것"이라며 "올해 배달 플랫폼을 선보이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내년에 추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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