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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가 콘솔 게임에 진심인 이유

  • 2022.12.14(수) 09:18

위축되는 중국시장…북미·유럽 중요성 커져
콘솔게임 앞세워 시장공략…투자·인내 필요

국내 게임사가 새 먹거리인 콘솔 게임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게임 시장이 주춤하면서 북미와 유럽 게임 시장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콘솔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전용 게임기를 TV에 연결해 즐기는 게임을 말한다. 

/그래픽=김용민 kym5380@

발걸음 떼는 국내 콘솔 게임

크래프톤은 지난 2일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선보였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를 배경으로 한 콘솔·PC 호러 게임이다. 증권가는 이 게임의 누적 판매량을 500만장 내외로 예상할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블록버스터급 콘솔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콘솔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올해 출시 예정이었지만 북미와 유럽 시장 출시 전략이 퍼블리셔(배급사)를 통한 진출로 바뀌면서 출시 일정이 미뤄졌다.

펄어비스는 흥행작 검은사막을 잇는 콘솔 게임인 '붉은사막'을 개발하고 있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붉은사막은 최고의 완성도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 중 붉은사막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뜨는 해' 북미·유럽시장···관건은 콘솔 게임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북미와 유럽 시장의 게임 시장 규모를 합치면 아시아보다 크다는 점에서 게임 업계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북미와 유럽의 게임 시장 점유율은 각각 23.9%, 31.2%로, 총 55.1%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43.2%를 차지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은 콘솔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북미 게임 시장의 39.4%, 유럽 게임 시장의 39.6%를 콘솔 게임이 차지하며 가장 높은 게임 플랫폼 비율을 기록했다. 콘솔 게임은 두 시장 진출의 열쇠인 셈이다.

게다가 국내 게임사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의 게임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중국 게임 시장조사업체 CN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발생된 게임 매출은 597억300만위안(11조15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올해 3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 감소한 416억3000만위안(7조7761억원)을 기록하며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래픽=유상연 @prtsy201

열 게임 안 부러운 '잘 키운 콘솔 게임'

국내 게임사가 콘솔 게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완성도 높은 블록버스터급(AAA급) 콘솔 게임 제작을 위해서는 노하우를 더 쌓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콘솔 게임과 다른 게임의 제작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콘솔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새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유럽과 같은 게임사는 스토리 라인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콘솔 게임은 지식재산권(IP)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하는 게임 영역이기에 IP부터 음악에 이르기까지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콘솔용 새 IP 개발은 어려운 영역이지만 '한 방'을 거둘 수 있기에 부던히 게임 업계가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탄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콘솔 게임이 스테디셀러로 거듭난 사례가 있다. 2013년 출시한 '그랜드테프트오토5(GTA5)'는 경제 불안과 치안 불안으로 범죄가 끊이지 않는 미국의 가상 도시에서 주인공이 차를 운전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이다. GTA5는 게임 비평가의 평가를 모은 '메타크리틱'으로부터 좋은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 카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등 대부분의 게임 요소에서 호평을 받았다. 출시한지 9년이 지난 GTA5는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1억5500만부를 기록했다.

'수작' 콘솔 게임 탄생까지 시간 더 필요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오랜 시간 북미와 유럽 게임 시장이 콘솔 게임을 다룬 만큼 그 벌어진 시간 만큼의 게임 기획력과 구성을 채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국내 게임사가 콘솔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들였던 노력이 이제 막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서양 게임사가 갖고 있는 콘솔 게임 제작 능력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했다.

게임 개발자 양성방식을 바꿔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화 등의 게임 기획력 이외의 요소를 보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부회장인 이지훈 서원대학교 교수는 "대학에서는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의 기술적 부문에서의 교육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아직까지 국내 게임사는 시장 조사와 전략 구축 등에 대한 게임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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