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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바이오, 약물전달 플랫폼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

  • 2023.06.08(목) 15:00

[바이오USA]
조혜련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 연구소장 인터뷰
자체 개발 'PM·PNP·SENS' 등 3개 DDS 플랫폼 보유
"라이선싱·신약 개발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력"

[미국 보스턴=권미란]"신약 기술 핵심인 약물전달 플랫폼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라이선싱과 신약 개발에 진입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력하고자 한다"

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기자와 만난 조혜련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연구소장은 힘겹게 말을 꺼냈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서 지난 5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많은 기업들과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한 탓에 목이 많이 쉬어 있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 2018년 보스턴에 삼양바이오팜USA를 설립, 보스턴에 거점을 마련한 1세대 기업이다. 삼양바이오팜USA를 통해 상시 글로벌 파트너링을 모색하고 있지만 바이오USA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직접 미국 보스턴을 찾았다는 조 연구소장을 만나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의 연구방향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기자와 만난 조혜련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연구소장을 만나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의 연구방향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 연구소는 1990년대부터 약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 관련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DDS는 약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인체 내에 전달해 주는 기술이다. 먹는 약을 피부에 붙여서 체내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부터 약물의 지속 시간, 분해 시간 등을 조절하는 기술이 DDS를 적용한 의약품이다. 예를 들어 '니코스탑' 패치는 피부를 통해 니코틴을 체내로 넣어주는 패치제다. DDS기술은 한 번 정립되면 다른 의약품의 개발로 응용이 가능해 신약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조 연구소장은 삼양그룹의 DDS 플랫폼으로 크게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폴리머릭 미셀(Polymeric micelle, PM)' 기술을 이용한 플랫폼이다. PM은 나노 고분자를 이용해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을 물에 잘 녹도록 만들어 주고 혈중 안정성을 부여한다. PM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 의약품이 폐암치료제 제넥솔PM(성분명: 파클리탁셀), 나녹셀M(성분명: 도세탁셀) 등이다. 

그는 "파클리탁셀, 도세탁셀은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가용화하거나 혈액 내 흡수율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독성이 있는 첨가제를 넣어야만 했다"며 "환자들은 파클리탁셀이나 도세탁셀을 고용량으로 투여받을 경우 전처치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첨가제 때문에 일부 부작용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했다. 

삼양이 개발한 제넥솔PM, 나녹셀M 등은 PM 기술을 이용,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에 대한 걱정 없이 고용량 투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전 공장에서 제넥솔PM, 나녹셀M 등을 직접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 중이다.

두 번째는 PM 플랫폼을 개선한 '고분자 나노 입자'(Polymeric nanoparticle, PNP) 플랫폼이 있다. PNP는 PM기술을 기반으로 약물의 지속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 플랫폼은 센스(SENS)다. SENS는 스테빌리티 인헨스드 나노 셸 (Stability Enhanced Nano Shells)의 머릿글자를 땄다. 기존 DDS 플랫폼 대비 안정성을 강화해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mRNA(메신저 리보핵산)와 같은 핵산 치료제와 항암 바이러스 등 바이오 의약품을 위한 약물 전달체 플랫폼으로 쓰인다.

핵산 치료제와 항암 바이러스 등 바이오 의약품을 위한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의 약물 전달체 플랫폼 'SENS' /사진=삼양홀딩스 홈페이지

조 연구소장은 "SENS는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 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 약물 전달체"라면서 "기존의 핵산 치료제에 적용하면 약물의 부작용은 낮추고 전달 효과는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 의약품은 인체 내에서 쉽게 분해되고, 합성 의약품 대비 세포 내 흡수가 어렵다. 해당 의약품을 체내 표적 기관까지 손상 없이 전달하고 세포막을 통과해 세포 안으로 전달해 주는 전달체가 있어야만 약효를 발휘할 수 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약물 전달체가 중요한 이유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달체 기술은 mRNA코로나 백신 개발에 사용된 '지질나노입자'(LNP)다. 이 방식은 지방질의 캡슐로 mRNA를 감싸 보호하는 방식으로 체내에서 간에 축적되어 간독성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다. SENS는 지질이외에 polymer로 구성되어 LNP의 단점을 극복한 전달체다. 

조 연구소장은 "주로 간으로만 전달되는 LNP와 달리 SENS를 이용하면 간, 폐, 비장 등 특정 기관으로 약물을 직접 보낼 수 있어 더욱 뛰어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LNP 대비 간 독성 등이 낮아 오랜 기간 반복 투여해야 하는 희귀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mRNA용 SENS 플랫폼은 항암 백신용, 간 및 폐 희귀질환용, 비장 희귀질환용이 있다. 이 중 항암백신 및 비장 희귀질환용 SENS 플랫폼 NanoReady는 레디 메이드로 생산 가능해 범용적 사용이 가능하다. LNP는 생산 단계에서 mRNA와 혼합해 약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mRNA가 바뀔 때마다 LNP도 새로 개발해야 하고 공정도 그에 맞춰 변경해야 한다. 반면, 레디 메이드 SENS는 투여 직전 mRNA와 혼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범용성이 높다는 게 조 연구소장의 설명이다.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은 현재 간, 폐, 비장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와 예방백신용 전달체를 확보해 동물실험 및 공정개발 연구를 진행중이다.

특히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꼽았다. 최근 SENS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오픈 이노베이션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삼양홀딩스는 지난 4월 LG화학과 mRNA 기반 항암신약 개발을 위해 삼양홀딩스의 독자적 약물 전달체 기술을 적용하는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양홀딩스는 LG화학에 자체 개발한 mRNA 전달체 '나노레디'(NanoReady) 기술과 관련 조성물을 제공하고 LG화학은 이를 접목해 항암 효능을 극대화한 mRNA 기반 혁신 신약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은 글로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항암제 사업 부문에 있어 글로벌 CDMO 시장 진출 확대를 준비중이다. 현재 연간 90만 바이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진 대전 의약 공장은 액상주사제 4백만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 동결건조주사제 1백만 바이알 등 총 5백만 바이알 규모의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전용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조 연구소장은 "항암제 CDMO 공장은 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에 맞춰 증설 중이며 작업원과 제조공정을 완전히 분리해 운전하는 '아이솔레이터'(isolator)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CDMO 업무를 시작했을 때부터 상업화까지의 업무를 모두 시스템으로 구축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지속적으로 CDMO 노하우를 축적할 예정"이라고 했다.

R&D 영역에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신약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삼양홀딩스의 의약바이오 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약물 전달 플랫폼인 'SENS'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삼양바이오팜USA는 한국의 의약바이오 연구소가 연구한 신약 후보 물질의 글로벌 파트너십 추진 및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간, 폐, 비장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와 예방백신용 전달체를 확보해 동물실험 및 공정개발 연구를 진행중이다.

조 연구소장은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은 특정 세포로 mRNA를 전달하는 전달체를 미리 개발해 라이브러리를 구축 중"이라며 "목표로 하는 장기에 전달 가능한 강점을 활용해 각 기관, 조직에 발생하는 질병에 맞춘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개념 검증 실험을 거쳐 다양한 희귀질환치료제, 백신 개발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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