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비공개 프로젝트를 무단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다크앤다크'의 미래가 이르면 내달 결정될 전망이다. 다크앤다크가 의혹을 불식시키고 예정대로 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제31민사부는 전날(21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 외 관계자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저작권 침해금지 등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심문에서는 회사의 자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크앤다커의 출시를 막아달라는 넥슨과 이미 포기한 프로젝트를 근거로 가처분 신청을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아이언메이스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이날을 끝으로 심문을 종결하고 다음달 19일 심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만약 법원이 넥슨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다크앤다커의 서비스는 중지된다.
다크앤다커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개발 중인 게임이다. 지난해 8월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공개된 후 열흘 만에 2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으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P3'를 무단 유출해 만들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넥슨은 P3의 프로젝터 리더였던 최 모씨가 소스코드 등 개발 정보를 무단 유출한 뒤 회사를 나가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넥슨은 2021년 8월 최 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아이언메이스가 스팀을 통해 공개되자 넥슨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도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저작권 분쟁이 벌어진 이후 현재 다크앤다커는 스팀 플랫폼에서 삭제된 상태다.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를 시작부터 직접 개발했으며 어떠한 부적절한 영업 비밀도 사용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의 부당 영업 방해행위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넥슨은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등의 가처분으로 맞대응했다.
법원이 가처분 소송에서 넥슨의 손을 들어줄 경우 아이언메이스는 다시 궁지에 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팀 서비스 후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업계의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저작권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협업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아이언메이스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법적 분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법조계에선 법원이 아이언메이스의 주장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팀에서 다크앤다커 게임이 삭제된 것과 지난 3월 경찰이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 등을 봤을 때 넥슨의 주장이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봤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임·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이철우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이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스팀도 한쪽 주장만 가지고 게임을 삭제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넥슨 측이 유출된 자료를 어떻게 이용했는지까지는 입증을 못했다 해도 유출됐다는 사실 자체는 소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준에 이르지까진 않겠지만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돼야 하는 영업비밀 차원에서 아이언메이스 측의 위법 행위가 인정돼 아이언메이스가 제기한 가처분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