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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과 전자신문의 만남…그들의 '빅픽처' 

  • 2023.09.26(화) 09:51

더존비즈온, 전자신문 560억에 인수
"편집권 독립…콘텐츠 개발 지원"
외연확장·DX가속화 등 시너지 기대

국내 대표적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이 ICT(정보통신기술) 전문지 전자신문을 인수했다. 양사는 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ICT 분야의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집합은 'ICT' …새로운 결합

더존ICT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더존비즈온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호반건설로부터 전자신문 지분 74.38%(44만1230주)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560억원이다. 지난 2021년 호반건설이 전자신문을 인수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255억원)을 포함해 총 482억원을 지급했던 것과 견주면 약 80억원을 더 줬다. 전자신문의 가치를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아우르는 DX 대표기업이라는 상징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는 게 더존비즈온의 설명이다. 건설회사보다는 ICT 기업이 전자신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렇기에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더존비즈온과 전자신문은 산업계와 언론계에서 ICT 분야를 이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처음으로 2011년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문을 연 곳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3000억원 돌파 기록을 썼다.

전자신문은 1982년 창간 이래 40여년 동안 국내 지식산업을 이끄는 정론지로 자리매김하면서 ICT를 대표하는 언론사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AI, 디지털 전환,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변화 속에서 더존비즈온과 함께 DX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어떤 시너지 낼까 

더존비즈온은 전자신문이 보유한 ICT 분야 정보·콘텐츠 생산 역량 등 언론사 정체성을 그대로 수용하고, 최대주주로서 지원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편집권 독립을 보장해 주면서 기사뿐 아니라 영상, 데이터 등 특화된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3대 종이신문으로 꼽히는 워싱턴포스트의 사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단순히 세계적 '쇼핑몰'에 인수된 것이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세계적 DX 기술 기업에 인수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과거 꾸준한 디지털 전환 노력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으나 2013년 인수된 이후 아마존의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업무 환경을 적용하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독자 규모를 추월하기도 했고 2020년에는 디지털 유료 구독자 규모가 30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구독 모델 '아마존 프라임'과 연계를 통해 구독자 규모를 대폭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자신문 역시 ICT 분야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친 더존비즈온의 기업고객과 비즈니스 플랫폼을 지원받아 미래성장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더존비즈온은 축적된 데이터와 주요 금융회사와 협업을 바탕으로 신용정보, 신용평가, 여수신업무 등으로 사업확대에 나설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전자신문이 그동안 ICT 전문가 및 전문 분야에 영향력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더존ICT그룹의 두터운 고객층과 IT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더 넓은 접촉면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더존비즈온은 자체 'AI 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혁신 기술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런 기술과 전자신문이 만들 파급력에 관심이 모인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전자신문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외연 확장 등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가치 있는 정보와 통찰력을 제공해 디지털 산업을 선도하는 매체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연 넓히고 ICT산업 '우군' 역할

무엇보다 양사의 협력은 스타트업 육성 등 국가 차원의 ICT 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세계적으로 기술패권 전쟁이 벌어지는 AI, 전기차 배터리, 양자, 원자력, 우주항공 등 미래 첨단 분야를 선도하는 잠재 기업을 지원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어서다.  

더존비즈온은 가장 인기 있는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운영사 중 한 곳으로 현재 20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전자신문과 협력해 유망 기업 발굴과 육성에 함께 나선다면 국가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인수 초기 단계인 까닭에 양사의 시너지 효과와 관련, 구체적 시나리오까진 제시되긴 어렵다. 그러나 전자신문의 콘텐츠 경쟁력과 더존비즈온의 ICT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경우 언론계와 산업계에서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그림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사회 전 영역이 ICT를 토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DX 시대를 맞아 이제는 누구나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격차 해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DX 선도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대표 ICT 전문매체와 시너지를 통해 국가 미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측도 더존비즈온이 구상하는 미래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 관계자는 "거버넌스(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기자들의 불안감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더존과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동의하고 기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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