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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워치]유니콘 꿈꾸는 모바일 식권 스타트업 '식신'

  • 2023.10.02(월) 10:00

880개 기업 직장인 23만명 쓰는 모바일 식권
거래액·매출 성장세 '거듭'…내년 상반기 상장

안병익 식신 대표./그래픽=비즈워치, 사진=김동훈 기자.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신e식권'을 운영하고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식신'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식신은 9월 초 기술 특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사전 기술평가를 통과했다. AI(인공지능) 지능형 결제, 복합단말, 구내식장용 FS(푸드서비스) 솔루션, AI 학습 및 분석, 빅데이터 플랫폼, 생성형 AI 기술 등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기술의 독창성과 확장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식신e식권은 현재 880개 기업 직장인 23만명이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 모바일 식권 서비스다. 올해 거래액 규모가 1500억원에서 최대 1800억원까지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식신은 5월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식신은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의 협의를 거쳐 올해 4분기 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내년 상반기 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를 만나 상장과 향후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안 대표는 "모바일 식권 서비스가 대규모 사업장과 공공기관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베트남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서겠다"고 자신했다.

안병익 식신 대표가 비즈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기업 식대 시장의 모바일 전환

안병익 대표는 포인트아이닷컴 창업과 코스닥 상장,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이어 2010년 식신(옛 씨온) 등을 창업한 이른바 '연쇄 창업자'다. 

국내 대표적 통신기업 KT 연구원 출신이면서 연세대 대학원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바탕으로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 교수를 역임하는 등 스타트업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기술'을 아는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안 대표가 출원한 특허만 42건에 이른다.

그래서 식신의 이번 코스닥 도전도 기술특례 방식으로 진행됐다. 안 대표는 "모바일 식권에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며 "예를 들어 식권은 정산이 한번 잘못되면 전체를 다시 정산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AI 기반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 장애가 발생해도 단말기 또는 인터넷 접속 가운데 하나만 살아 있어도 연결이 되는 기술,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맛집 추천, 챗GPT 기술을 적용해 대화형으로 맛집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식신e식권' 거래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이런 기술뿐 아니라 사업성도 높게 평가받았다. 음식배달시장 못지않은 규모의 국내 기업 식대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식신에 따르면 국내 기업 종사자 약 1800만명의 월 평균 식사비는 약 12만원이다. 

이에 따라 연간 시장 규모는 2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안 대표는 "기업은 식대를 절반 정도 지급해주는데, 그렇다면 13조원 수준은 모바일 식권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기업 입장에서 보면 관리하기 불편하고 오남용 우려도 있는 식대를 편리하게 바꿀 수 있는 서비스가 모바일 식권"이라고 강조했다.

'쑥쑥' 성장…상장 이후 글로벌로

이와 함께 모바일 전환에 따라 종이식권과 종이 영수증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작년 기준 식신e식권이 감축한 온실가스 규모는 110톤에 달한다고 한다.

잠재 시장이 크고 사업성과 기술력이 있기에 모바일 식권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현재 880곳에 달하는 고객사를 확보했고, 이런 기업 임직원 23만명이 식신e식권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에 인수된 벤디스의 '식권대장', NHN페이코의 '페이코 식권' 등 경쟁 사업자가 크게 2곳이 있는데, 이들과 비교하면 가장 큰 규모라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안병익 식신 대표./사진=김동훈 기자

그는 "식신은 초기에 삼성그룹 계열, 포스코그룹 계열, CJ그룹 계열, LS그룹 계열 등 대기업의 대규모 사업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지난해부터 시·군·구청, 경찰서·병원·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ESG 차원에서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고객사들의 경험이 레퍼런스가 되면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신의 재무실적도 지난해 매출 89억원으로 전년 62억원 대비 43.5% 증가했으며, 올해는 95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나 올해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안 대표는 "사업이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어 직상장 방식을 택해도 1~2년 뒤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상장사로서 가질 수 있는 신뢰성, 인지도를 기반으로 더욱 안정적으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술특례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식신은 오는 11월 예비심사청구와 본심사 등을 거치면 내년 상장기 내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예측을 하기 전 단계이지만, 1200억원 규모 밸류(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당장은 국내 모바일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고, 중장기 비전은 글로벌 진출이다. 안 대표는 "단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면 상장 후 3~5년 사이 거래액 기준 5조원 달성이 목표"라며 "그런 이후에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식권뿐 아니라 기존 맛집 추천 플랫폼 '식신'과 연계한 B2C 사업 확대도 노린다는 것이다. 

글로벌 사업자를 보면 미국의 옐프(Yelp), 일본의 타베로그, 중국의 따중디옌핑 등의 사업 모델이 각국에서 검증됐고 일부는 상장에도 성공했다는 점에서 식신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초기 목표로 잡고 글로벌 진출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안 대표는 "내년 상반기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사업장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며 "5조원 규모 거래액을 만들면, 기업가치 1조원 회사(유니콘)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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