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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CDMO 기업이 신약 개발하는 이유

  • 2023.11.09(목) 07:30

혁신신약·mRNA 백신 등 4종 개발
기술이전시 원료의약품 공급 가능

에스티팜이 주력 사업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나아가 신약 개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함께 맺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자체 플랫폼 기술을 입증해 CDMO 수주 증대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에스티팜은 현재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인 혁신 신약 2개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 백신 2건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혁신 신약 부문에서는 에이즈 치료제 STP0404, 대장암 치료제 STP1002를 보유하고 있다. STP0404는 내년 5월 미국 임상 2a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STP1002는 최근 미국 임상 1상 투약을 완료하고 내년 중 최종 보고서가 나올 전망이다.

에스티팜이 신약 개발에 나선 이유는 CDMO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단순 기술수출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을 함께 따내려는 전략이다. 에스티팜은 오랜 기간 저분자 신약 CDMO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으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에 관련 원료의약품을 공급해왔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일반적인 신약 개발사와 달리 에스티팜은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하면서 원료의약품 공급까지 맡을 수 있다"며 "기술을 도입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도 다른 CDMO사를 찾을 필요가 없고 현재까지 우리가 진행한 임상 공정 작업 등을 그대로 이전받아 연구하면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에스티팜은 mRNA 백신 파이프라인 2개도 개발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0년 11월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신사업인 mRNA CDMO 및 mRNA 기반 자체신약 개발을 본격 선언하고 mRNA 백신 및 신약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스티팜이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한 'STP2104'는 지난 3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 1상 투약을 마치고 이르면 연내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새 변이종에 대응할 수 있는 범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인 'STP2250'은 지난 2월 국내에서 임상1/2a상 신청을 했다.

이미 다수 mRNA 코로나 백신이 개발된 데다 코로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국산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지만, 에스티팜이 mRNA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는 상용화보다 자체 mRNA 플랫폼 기술검증에 있다. 이르면 연내 공개되는 STP2104 임상 1상 결과에서 안정성과 면역원성을 검증할 시 mRNA 관련 CDMO 수주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티팜은 STP2104와 STP2250에 고유 캡핑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캡'을 적용했다. mRNA 분자를 안정화하는 기술로 mRNA 치료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에스티팜은 지난 2020년 스마트캡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개별국에 대한 글로벌 특허 등록을 진행 중이다.

에스티팜은 또 다른 핵심기술인 지질나노입자(LNP) 플랫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LNP는 RNA를 감싸는 일종의 기름막으로 RNA를 타깃 세포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STP2104, STP2250에는 제네반트사이언스의 LNP 기술을 적용했으나, 현재 미국 자회사인 버나젠을 통해 자체 캡핑과 LNP 기술을 적용한 하트랜드바이러스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특히 mRNA 치료제의 핵심 기술인 LNP와 캡핑 기술을 보유해 관련 특허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에스티팜은 2020년 mRNA CDMO 사업에 진출해 현재 연간 350만~1000만 도즈 상당의 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2021년부터 설비증설에도 나서 연간 3500만~1억 도즈까지 생산 가능한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 구축을 연내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결국 에스티팜이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에는 상업화보다 이러한 플랫폼의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CDMO 기업인 에스티팜의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고객사 입장에서 기술유출 등의 문제로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는 에스티팜에 위탁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CDMO 기업 중 일부는 신약 개발사를 별도 자회사로 두고 운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신약 개발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또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 내에서 신약개발 부문을 맡고 있는 동아에스티와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문제에 에스티팜은 지난 2년간 항응고제, 비알콜성지방간염치료제(NASH) 등 신약 파이프라인 6개를 개발 중단하고, 국내외 연구기관 및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버츄얼 R&D' 전략을 펴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임상 1, 2, 3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이 있어야 그 약물의 성공과 함께 원료의약품 비즈니스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면서 "상업 단계 약물은 특허가 종료되면 치열한 제네릭과의 경쟁으로 시장 판도가 바뀌기 때문에 신약 CDMO 사업의 라이프사이클은 결국 지속적인 신약개발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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