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 거래량이 갈수록 줄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규제 대응과 대규모 이벤트로 지출은 느는데 거래 수수료 감소로 수익은 점점 줄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별 3분기 총거래금액은 2분기 대비 20~4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 영향으로 다소 반등했지만 감소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 더블록과 코인게코 등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5일까지 업비트의 3분기 총거래금액은 약 1260억달러(168조원)으로 전분기 1800억달러(240조원) 대비 30%가량 줄었다.
코인원은 더 감소했다. 2분기 코인원의 전체 거래액은 약 65억달러(8조6500억원)였으나 이번 분기에는 39억달러(5조2000억원) 정도로 40% 가까이 급감했다.
다른 거래소들도 마찬가지다. 빗썸, 코빗도 전분기 대비 거래량이 줄었고 고팍스는 유에스디코인(USDC)을 제외하면 최근 일평균거래금액이 1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비트코인 등 대부분 코인이 지난 수개월 간 가격 조정을 받으면서 전반적으로 거래가 줄었다.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비용 지출은 되레 늘었다. 거래소들은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준법과 이상거래 감시조직 강화, 준비금과 보험 가입 등으로 큰 돈을 지출했다. 일부는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 모집을 위해 마케팅 비용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연초 시장 활황을 예상하며 지출을 늘렸던 거래소들은 연간 실적 관리를 위해 점차 보수적인 경영 기조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전분기에 이어 3분기도 적자가 유력한 일부 중소거래소는 더 이상 인력을 더 충원하지 않고 필수 비용 외에는 지출을 줄일 방침이다.
또 경쟁적으로 올렸던 원화예치금 이자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자를 자체 부담하는 거래소들은 이자 비용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고 세금 감면을 받는 식으로 감당하고 있지만, 사실상 거래 증대 효과가 크지 않아 높은 이자율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4분기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매년 연말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며 거래가 폭증했던 적이 여러 번이고, 미국 추가 금리 인하와 대통령 선거가 호재로 작용하면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황이 좋아져도 중하위권 거래소들의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연말 연초에는 미국 대선과 금리 인하 등 호재로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시장이 좋아져도 수수료 무료를 하는 곳과 애초 규모가 작은 거래소들은 매출 상승 등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