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을 두고 형제(임종윤·임종훈)와 대립 중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모녀(송영숙·임주현), 라데팡스파트너스로 구성된 4자 연합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주사가 보유한 한미약품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금지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 2일 신 회장과 모녀로 구성된 3자 연합과 이사회 구성, 의결권 공동행사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간계약을 맺은 바 있다.
4자 연합이 가처분 신청을 요청한 이유는 형제가 지주사가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을 토대로 한미약품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제안한 박재현 대표와 신 회장의 이사해임안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4자 연합 측 이사 6명, 형제 4명으로 구성돼있다.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결과 지주사 이사회가 4자 연합과 형제 측 이사 각각 5명으로 양분됐으나 임 대표는 이사회 결의없이 한미약품 의결권을 대표이사 직권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은 41.4%에 달한다.
이사해임안은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사안으로 이달 주총에서 통과를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2025년, 2026년 4자 연합 측 이사 총 5명이 임기만료로 물러나면서 형제가 신규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은 크다. 4자 연합이 가처분 신청에 나선 이유다.
4자 연합 측은 "임 대표가 독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회사의 적법한 의사결정 체계를 거치지 않고 형제 측의 사적 이익 달성을 위한 권한 남용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임종훈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의 지배구조를 왜곡하고 정상적인 경영 행위를 후퇴시키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미사이언스는 대표이사의 의결권 행사에는 어떠한 법적, 절차적 흠결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지주사로서 특정 대주주집단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경영이 조속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모든 혼란을 야기해왔던 2명(박 대표, 신 회장)을 해임시켜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모든 주주와 소비자를 위하는 바른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