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량 논란으로 빗썸에서 상장 폐지될 뻔했던 크레딧코인(CTC)이 결국 기사회생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최근 크레딧코인을 거래 유의 종목에서 해제했다. 1년전 발행량 이슈로 유의 지정 때와 비교해 프로젝트 현황 등이 달라진 점은 없지만 빗썸은 리스크가 줄었다고 판단했다.
빗썸 관계자는 "지속 모니터링 결과 재단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투자유의 당시 리스크 상황이 재단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크레딧코인은 지난해 12월 빗썸에서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빗썸에서는 발행량이 무제한이었던 반면, 업비트 원화마켓 상장때는 발행량이 6억개로 표기돼 문제가 됐다. 시장과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이 일자 크레딧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빗썸은 유의종목 지정 연장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올 초에도 빗썸은 "동일한 프로젝트의 동일한 자산이 멀티체인에 배포됐다고 해서 총 발행량을 분리해서 계산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며 크레딧코인의 유의종목을 풀지 않았다.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끌며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던 빗썸이 갑자기 한발 물러선 것에 대해 업계는 현재 시장 상황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딧코인은 11월 560원에서 이달 초 4000원까지 600% 이상 급등하고 또 지난 몇일간 2000원까지 급락하는 등 시세 변동이 심해 업비트와 빗썸에서 거래 상위 종목에 올라있다. 업비트에서 하루 4000억원이 거래되며, 빗썸에서도 400억원가량이 거래 중이다. 거래소의 거래대금을 늘려주는 효자 종목인 셈이다.
이 코인은 대표적인 김치코인으로 꼽힌다. 개발사 글루와는 오태림 대표가 설립했으며 현재 글로벌 거래량 중 업비트가 78%, 빗썸이 8%를 차지해 대부분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된다. 글루와는 올해 초 오 대표가 나이지리아 부통령을 만났고 최근에는 세계 최초 탈중앙화 위성 인터넷 스페이스코인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웹3 플랫폼 관계자는 "상장 관련 정책은 거래소의 고유 권한으로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실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음에도 시간이 지나 해제했다는 것은 현재 크레딧코인의 거래 증가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며 "거래량이 많은 코인을 거래소들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상장폐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심사에 대한 거래소 자율규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법제화로 거래소 운영이 엄격해지고 있지만 자율규제의 허점이 있는 만큼 이용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 심사 기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