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규 코인 상장시 유동성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최근 한 거래소의 코인 상장 과정에서 물량 부족으로 이상 급등과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자,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재발 방지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거래소들은 신규 상장 코인의 유동성 부족시 거래 예정 시간을 늦추고 해당 내용을 이용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17일 바나(VANA) 코인의 거래지원을 예정된 시각에서 15분 늦췄다. 원래 오전 10시 예정이었으나 10시15분에 거래지원을 시작했다.
업비트는 "바나는 글로벌 최초 거래 지원으로 안정적인 거래를 위한 충분한 유동성 확보에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거래소 내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된 이후 거래지원 시점 1시간 이전에 본 공지사항을 통해 거래지원 시점을 추가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무브먼트(MOVE) 사태로 곤욕을 치른 코인원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펏지 펭귄(PENGU)을 상장하면서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거래 예정 시간을 10분 뒤로 미뤘다. 17일 오후 10시30분경에 예정된 매도·매수 시각을 오후 10시40분께로 늦췄다.
코인원은 "펏지 펭귄은 글로벌 주요 거래소와 동시에 신규 거래 지원한다"며 "유동성 확보 상황에 따라 거래 예정 시간 또는 시장가 오픈 시간이 변경될 수 있다"고 사전 공지했다.
거래소들이 거래 시각을 늦추고 사전 공지를 강화한 것은 최근 대형거래소들이 다 같이 상장한 무브먼트 코인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동시 상장으로 거래를 선점하기 위해 물량을 확보하지 않고 상장을 서두르다 보니 거래 직후 이상 급등락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급기야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9일 코인원에 가장 먼저 상장된 무브먼트는 상장 기준가 215원에서 순식간에 99만8500원으로 무려 4600배 급등했다가 한시간도 안 돼 다시 5000원대로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상장빔에 올라타려 시장가로 사면서 매수가는 한없이 치솟았고, 순식간에 가격이 폭락하면서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는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신규코인에 관심이 많은 만큼 상장과 동시에 시장가 매수가 몰려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와 거래 지원에 대한 내용을 세부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