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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단백질분해제, 자가면역질환도 잡는다

  • 2024.12.30(월) 14:39

SK바이오팜 등 자가면역질환 TPD 개발
"염증반응경로 모두 차단…주목할 분야"

차세대 항암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전달하는 방식)로 각광받는 표적단백질분해제(TPD)가 자가면역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거하는 원리로 강한 약효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신약개발사 바이오헤븐은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후보물질 'BHV-1300'를 4주간 투약한 결과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IgG)이 60% 이상 감소한 임상 1상 결과를 확인했다. 현재 투약용량을 늘리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따라 개선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BHV-1300은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기반의 표적단백질분해제로 각각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IgG)과 간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ASGPR)에 결합한다. 이를 통해 IgG를 간세포 내부로 끌여들여 분해하는 원리(엔도좀-리소좀 경로)로 질병을 치료한다.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는 아토피피부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또 다른 단백질(IRAK4)을 제거하는 TPD 치료제 'KT-474'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헤븐과 달리 간까지 이동할 필요없이 세포에 내재된 자체적인 분해시스템(유비퀴틴-프로테아좀 경로)을 이용한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의 미국계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가 전신 홍반성 루푸스 등의 원인 단백질(STAT3)을 분해하는 TPD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질병을 일으키는 표적 단백질과 이를 분해하는 단백질을 서로 연결하는 '분자접착제' 기술을 갖고 있다.

이처럼 TPD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떠오르는 이유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원천 분해하는 원리로 단순히 하나의 신호경로만을 차단하는 것보다 강한 약효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헤븐은 전임상에서 TPD 약물이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개발하고 있는 FnRn(신생아 Fn 수용체) 기반의 IgG 억제제보다 빠르고, 우수한 효과를 낸 것을 확인했다. 또 FnRn 치료제와 비교해 류마티스 관절염 등 보다 넓은 IgG 매개 질환을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IRAK4 억제제 개발 과정에서 번번이 실패했다가 지난해 TPD 기반의 IRAK4 분해제로 개발방향을 선회했다.

국내 TPD 개발사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하나의 경로만 차단한다면 TPD는 표적 단백질을 제거해 관련 경로를 모두 억제할 수 있다"며 "TPD는 항암제로 주로 개발되고 있지만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판도를 바꿀 임상 데이터가 나오고 있어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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