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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거래량, 비트코인 압도…범죄 악용도

  • 2025.01.25(토) 10:00

달러 가치와 연동 자금이동·거래 수단 자리매김
불법 가상자산 거래 63%차지…자금세탁 등 활용
미국·유럽 이어 한국도 관련 규제방안 도입 속도

달러 가치와 연동돼 변동성이 적어 자금 이동 수단으로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갈수록 가상자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널리 활용되는 만큼 범죄 수단으로도 악용되고 있어 각국이 규제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거래소에도 모두 상장돼 있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최근 일거래금액은 1351억달러(약 194조원)로 비트코인 700억달러의 두 배에 이른다. 시가 총액은 1385억달러로 비트코인(BTC)의 2조870억달러의 7%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거래량은 압도적이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테더나 유에스디코인(USDC) 거래금액은 항상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렇게 거래가 활발한 것은 코인 거래에 스테이블코인이 쓰이기 때문이다. 법정화폐에 비해 송금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까지 낮아 다른 코인을 사고팔 때 주로 쓰인다. 보통 자국 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꾼 후 다른 코인을 산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언폴디드는 이미 지난해 전세계 코인 거래량의 84%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토큰터미널도 스테이블코인의 월별 송금 규모가 지난 4년간 약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세는 앞으로 더 가팔라 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빗리서치센터는 올해 시장을 전망하면서 "페이팔, 블랙록 등 대형 금융사들의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국채 펀드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봤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범죄 수단으로 악용도 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체 불법 가상자산 거래의 63%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4년전만 하더라도 비트코인이 범죄 수단으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보고서는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비중, 활동량이 지난해 77% 증가했다"며 "랜섬웨어와 다크넷 마켓 거래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사기와 자금 세탁은 다양한 자산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데 특히 제재 대상 관련 거래는 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등 각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법안을 준비 중이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해 은행 수준의 감독을 골자로 준비금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정기 외부 감사, 발행사의 자본요건 강화 등을 포함한다.

유럽연합(EU)은 가상화폐 규제법안 '미카(MiCA)'에 준비금과 발행 허가 요건을 담았다. 우리나도 최근 금융위원회 가상자산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각국 동향과 규제 상황을 점검하고 발행자에 대해 준비자산의 엄격한 관리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다뤘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자금이동과 거래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다만 자금세탁과 불법자금으로 악용되고 발행사 준비금 이슈가 언제든 터질 수 있어 시장을 투명화하고 이용자를 보호할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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