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 일본시장 정조준 이유

  • 2025.02.27(목) 08:03

카카오헬스케어 연내 일본법인 설립
고령화 등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수요↑

카카오헬스케어, 에이티센스 등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일본 시장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일본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어서다. 현지 업체와 비교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기업들은 일본에서 제품 경쟁력을 검증한 후 중동, 미국 등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 일본에 법인 차린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헬스케어는 연내 일본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인력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한 AI(인공지능) 기반의 혈당관리 어플리케이션 '파스타'의 일본 버전을 기획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일본사업 서비스 기획직군을 채용하고 있다.

파스타는 CGM(연속혈당측정기)을 착용한 환자에게 실시간 혈당 수치를 알려주고 AI를 통해 식단, 운동 등의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일본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현지 당뇨병 환자 수가 한국보다 많은 데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국제당뇨병연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의 성인 당뇨병 환자 수는 약 11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1.8%를 차지한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350만명)의 약 3배 규모다. 이를 따라 현지 시장조사기관인 야노경제연구소는 올해 일본 당뇨병 시장 규모가 7000억엔(6조7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용 증가로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이던 일본도 최근 들어 의료보건 분야에서 디지털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당시 비대면 의료 서비스의 가치를 실감했던 영향도 크다.

일본 정부 산하의 의료연구개발기구는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전국 지자체와 건강경영 인증을 받은 기업 1000여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여기서 지자체 47%는 주민들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에선 무려 74.2%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글로벌 진출 거점으로

카카오헬스케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지 기업의 경쟁력이 높지 않아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는 데 어려움은 적은 편이다. 실제 한국은 2023년 기준으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일본의 디지털 의료기기 수입국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방안을 논의한 '의료기기 산업비전 2024' 보고서에서 "일본 시장 성장의 대부분이 수입품에 의해 흡수되고 있다"며 "일본 의료기기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낮아진 것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일본의 진단기기 기업인 아크레이가 국내 CGM 제조사인 아이센스의 지분 11.3%를 사들이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적대적 M&A(기업합병)을 통해 국내 CGM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양국간 기술격차로 인해 불거진 논란인 셈이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일본에서 자사 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한 후 미국, 유럽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다.

에이티센스는 지난 2022년 일본 규제기관으로부터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기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70여곳에 달하는 현지 대형병원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일본에서 제품 경쟁력을 확인한 에이티센스는 올 하반기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뉴로핏은 지난 2022년 일본에서 뇌질환 영상 AI 소프트웨어 기기의 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의료기기 판매허가를 받으며 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보급률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규제 등의 단점도 있어 중동, 미국 등의 국가로 동시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