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약개발기업 유빅스테라퓨틱스가 표적단백질분해제 방식의 차세대 신약후보물질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개발하는 최초 신약을 뜻하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후보물질을 대거 선보였다.
표적단백질분해제는 암 등 질병에 관련된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기존 표적항암제로 접근하기 어려운 단백질에도 적용할 수 있어 국내외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빅스테라퓨틱스는 최근 열린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4종의 표적단백질분해제 신약후보물질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UBX 303-1(BTK 분해제)'을 이을 차세대 파이프라인이다.
먼저 SHP2 분해제(UBX-106)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암 종에 적용되는 표적단백질 분해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이다. SHP2 단백질은 항암제 개발의 중요한 표적으로 주목받아 이를 저해하는 방식의 연구개발이 활발했으나 독성 이슈와 낮은 효능으로 임상이 중단되는 등 한계가 뚜렷했다.
유빅스의 UBX-106은 SHP2 단백질의 특정부위에 결합해 일부 기능을 막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해당 단백질에 직접 침투해 분해한다.
특히 독성 등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기부터 이를 고려해 물질을 설계하고 최적화했다. KRAS G12C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등 다양한 암 세포주 및 동물모델에서 간독성 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유빅스 관계자는 "SHP2 분해제는 계열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되고 있다"면서 "최종 신약후보물질을 선정해, 본격적으로 전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SOS1 분해제(UBX-144)와 HPK1 분해제(UBX-306-1) 역시 최초 신약을 목표로 한다. SOS1 분해제(UBX-144)는 비소세포폐암, 위암, 대장암, 교모세포종 등 각종 암에 관련된 라스(RAS) 단백질 변이를 효과적으로 분해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교모세포종 동물모델에서 뚜렷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와 단백질 분해효과를 입증했다. HPK1 분해제(UBX-306-1)는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HPK1을 저해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유빅스는 대장암 동물 모델에서 UBX-306-1의 강력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BCR-ABL 분해제(UBX-362)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나타나는 융합단백질로 기존 치료제인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의 내성 및 재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이다. UBX-362는 세포주, 동물모델에서 애시미닙 또는 포나티닙 등의 기존치료제와 병용을 통해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번 미국 암연구학회에서는 본격적인 개발단계로 진입하는 퍼스트인클래스 표적단백질분해제 파이프라인의 성과물을 공개했고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임상을 진행중인 UBX 303-1뿐 아니라 후속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표적단백질분해제 기업으로 성장해가겠다"고 말했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2018년 설립된 신약개발기업이다. 세포 내 표적단백질을 분해하는 'Degraducer®'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표적단백질분해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표적단백질분해제 개발기업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에 돌입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유한양행과 1500억원 규모의 전립선암 치료 신약후보물질 UBX-103(AR 분해제)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연말에는 257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