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넷플릭스의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게임으로 돌아온다. 넷플릭스는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콘텐츠 시청부터 게임까지 즐기는 하나의 생태계를 OTT 플랫폼 안에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아동 게임(키즈) 시장의 틈새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넷플릭스의 구독 모델을 통해 과금이나 유해 광고 없이 자녀(아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선 거대 OTT인 넷플릭스가 게임 플랫폼 역할까지 하면서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판 '유튜브' 로블록스뿐 아니라 국내 중소형 게임사 생태계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IP 부자 넷플릭스, 게임도 넘본다
넷플릭스는 10일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미디어 대상 '넷플릭스 프로덕트&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게임 비전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어린이를 위한 게임과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키즈 전용 앱 '넷플릭스 놀이터(플레이그라운드)'를 선보였다. 8세 이하 어린이를 위해 설계된 독립형 앱으로 넷플릭스 유료 회원은 추가 결제나 광고, 인앱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넷플릭스 키즈 프로필, 큐레이션 시스템과 연동돼 보호자와 어린이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다.
넷플릭스는 2021년 이후 지금까지 100여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초기에는 모바일 게임 중심이었지만 거실에서 가족이나 친구와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TV와 스크린으로 게임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무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IP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20일 케데헌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케데헌 테마를 포함한 6개의 신규 미니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다.
좋아하는 음악 비트에 맞춰 화면을 탭할 수 있는 게임인 '혼문 비츠(Honmoon Beats)'와 템포를 바꾸거나 음향 효과를 더해 노래를 즐길 수 있는 'DJ 믹서(DJ Mixer)' 등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인기 키즈 시리즈와 영화, 캐릭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게임과 새로운 인터랙티브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리사 부르게스 넷플릭스 게임 스튜디오 총괄 매니저는 "회원(이용자)들이 이야기를 시청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 속에서 직접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 넷플릭스 멤버십 가치를 높이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새로운 '메기' 될까
넷플릭스 게임이 유·아동을 대상으로 하면서 현재 전 세계 아이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어떤 구도를 형성할지도 관심이다. 로블록스는 동시 접속자수가 4700만명에 달하는 등 초등학생 정도의 연령층에서 인기가 높다.
로블록스는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이를 함께 즐기는 'UGC'(이용자가 만든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장르와 형태의 게임이 즐비하고 이용자 간 유대감이 형성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자유로운 창작 과정에서 선정성·폭력성 등이 게임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로블록스는 이달부터 연령에 따라 콘텐츠 접근과 채팅 기능 등에 제한을 두는 연령 기반 시스템을 도입했다.
넷플릭스는 아이들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청정 지역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넷플릭스 구독자는 누구나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추가 과금과 인앱 결제, 무분별한 광고 없이도 즐길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안전을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연동 기능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리사 부르게스 총괄 매니저는 "아이에게 유해한 요소는 절대 넣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로블록스는 UGC, 넷플릭스는 보유한 IP와 구독형 사업구조 등으로 직접 경쟁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 중소형 게임사의 사업 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들은 광고 수익이나 인앱 결제를 통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넷플릭스 구독자는 넷플릭스 안에서 여러 게임을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 게임사들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독형 서비스도 그 중 하나인데 넷플릭스 같은 거대한 플랫폼이 들어오면 국내 게임업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